약국 절도범에겐 경비시스템과 철문도 무용지물일까.

최근 나흘새 서울 강동구 소재 약국 3곳이 현금을 털린 사건이 발생해 CCTV 설치 등 보안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일 새벽 암사동에 위치한 Y약국은 현금 30만원을 털렸다. 이 약국에는 경비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지만, 경보가 울린지 단 3분만에 절도범들은 현금을 챙긴 채 약국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절도범들은 대로변 반대편 문을 쇠파이프 등을 지렛대 삼아 들어 올리고 약국에 침입해, 다음날 영업을 위해 남겨둔 1000원 짜리와 5000원 짜리 등 현금을 훔쳐갔다.

4분만에 경비업체와 경찰이 함께 출동했지만, 절도범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강동경찰서측에 따르면, 다음날인 3일 새벽에도 길동사거리에 위치한 한 약국이 Y약국과 같은 방식으로 털렸다는 전언이다.

강동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관계자가 4일 Y약국을 방문해 “3일에도 길동사거리 부근 약국이 같은 방식으로 털렸다”면서 “약국 관리에 특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5일에도 길동 대로변에 위치한 J약국이 현금 50만∼60만원을 털렸다.

이 약국의 경우 절도범이 철판으로 돼 있는 문의 손잡이를 뜯어낸 뒤 손잡이 구멍을 크게 뚫어 내부에서만 채울 수 있는 시건장치를 풀고 약국에 침입했다.

이같은 수법으로 보아 단순 절도범이 아니라 숙련된 기술을 가진 전문 절도범의 소행으로 해당 약국은 판단하고 있다.

다만, J약국은 경비시스템이나 CCTV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오히려 쉽게 범행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Y약국 K약사는 “관내 지역에서만 며칠새 3곳의 약국이 털렸다”면서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CCTV 설치 업체와 저렴한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사업을 추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동구약사회는 이번에 발생한 절도사건과 관련 4일 오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약국가에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하지만, 5일 절도사건이 또다시 발생함에 따라 구약사회 홈페이지에도 게재해 관내 약사들에게 약국관리에 각별히 유념해줄 것을 당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