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소비자들이 오래 전 구입했던 현금영수증을 현재시점에 요청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발행을 요구하는 통에 약국가가 적잖은 몸살을 앓고 있다.

기존 5000원이었던 현금영수증 발급 최저 기준 금액이 폐지됨에 따라 모든 약국은 지난 7월 1일부터 금액에 상관없이 현금영수증을 발급하고 있다.

그러나 약국 소비자들은 구매를 증명할만한 근거 없이 약국에 찾아와 무작정 오래 전 구입한 물품의 현금영수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약국가에서는 기억에 의존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제도 미숙지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몰라 애를 먹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대구지역 K약국 L약사는 최근 이 같은 일을 여러 번 겪었다고 털어놨다.

L약사는 심지어 최근, 비타민 제제를 지난달 초에 구입했다며 "그때 현금영수증을 끊어가지 않았는데 해달라"고 요구해온 고객도 있었다고 밝혔다.

약사들은 POS 상 매입·출 등 제품관리를 차치하고 일반약 또는 외품까지 일일이 고객관리를 할 수 없는 데다가 너무 오래돼 기억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심할 경우 소비자들과 실랑이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의 D약국 H약사와 C약국 K약사도 이 같은 일을 계속해서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약사들은 "사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얼마든지 도와주고 싶지만 자칫 소비자들이 이를 악용해 다른 약국에서 산 것들까지 발급해달라고 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금영수증 발행시점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결제시점, 즉 가맹점인 약국 입장에서는 매출시점 발급이 가장 명확한 법적근거다. 즉, 거래시점이 지난 현금영수증 발행은 안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국세청 현금영수증 관계자는 "부가가치세법 제 9조에 따라 거래시점에만 현금영수증이 발행 가능하며 그 이후에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7월 1일 이후 거래부분부터 적용되고 있는 현금거래 신고·확인제도에 대해서도 "소비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그렇다고 현금영수증을 발행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현금거래 신고·확인제도는 소비자들이 거래일로부터 15일 이내까지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빙서류, 예를 들어 무통장 입금증이나 간이영수증, 일반매출 전표 및 거래명세서 등을 첨부해 현금거래 확인신청서를 작성, 국세청에 신고하는 제도다.

이 관계자는 "이는 소비자들이 해당(구매) 시점에 바로 요청하지 못했을 경우를 위해 마련한 제도이며 일반영수증 또한 그 거래시점에서 발행이 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소비자들을 잘 납득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