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는 힘이 없다' 라는 작위적인 푸념 속에 일선 개국가가 가진 유일한 담론은 '담합'이다.

그러나 조제하느라 정신 없는 약사나 혹은 생존권 자체 위협에 주저앉은 약사라는 단순 이분법으로 분류되는 개국가가 과연 이 '담합'이란 현안을 해결할 만한 탄탄한 단합된 힘을 갖고 있는냐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약사는 없을 것이다.

결국 문제는 담합이 아니라 단합인 셈이다.

현재 약사 사회의 모습은 단순 이분법으로 나눠지는 단순 분류상황에도 불구 가뭄에 땅갈라지듯 사분오분된 분열된 양상을 띈다.

회원과 약사회, 분회와 지부, 지부와 대약, 담합약국과 동네약국, 문전약국과 대형약국, 여기에는 최근 2층약국과 담합약국간의 갈등과 약사회 선거까지 겹쳐 약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동질성외 공통분모가 무엇인가 의심이 들 정도다.

상황이 이쯤 되다보니 한국의 고질병으로 지적되고 있는 반짝하는 '냄비근성'으로나마 결집된 약사의 힘을 한번쯤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최근 불거진 주사제 분업제외나 담합방지에 관련해서는 약사회 명의 결의문 몇장을 제외하고 집회가 개최되거나 최소한 국회 앞에서 몇몇 뜻있는 약사들이라도 모여 피켓팅 시위를 펼친 사례도 없다.

2층이상 약국은 폐쇄(복합상가 제외) 등 담합방지책 마련시에도 2층이상 약국과 동네약국간에 '메아리'같은 대립만 존재했을 뿐 이들 약국 중 얼마나 담합을 하는지 또 포용해야할 약국은 있는지 분석이 전혀 없었다.

결국 단합된 약사사회의 힘이 없다보니 보건복지부나 정부에 '선처'를 기대하고 결과가 나쁠 경우 잠깐 술렁이다 만다.

그러나 정부에 '속았다'라고 한탄할만한 배신을 당하고도 '미워도 다시한번'을 계속할 뿐 자신의 힘을 길러나가는데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결국 담합이 아니라 약사사회의 단합된 힘을 어떻게 발휘하는냐 하는 것이 모든 현안의 해법이고 실마리인 셈이다.

약사의 결속력을 결집시키는 일이 수월하지 않겠지만 한 약사의 말대로 '후배에게 부끄럽지는 않도록 분업을 정착시켜야 되지 않겠느냐"는 절대명제에만 동의한다면 그리 어려운일은 아닌 듯 싶다.

방법론적으로는 현재로서는 차선이나 대안이 없는한 약사회로 힘을 결집하는 방법이 최선일 것이다.

지금까지 의견을 가진 회원들이 약사회를 질타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그 힘이 외부로 표출되는 상황은 거의 없었다.

이는 내부분열이 약사회를 약화시키고 협상의 어려움으로 귀결되고 다시 내부분열이 격화되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내부분열 때문에 약사회가 일을 하기 힘들었는지 약사회가 일을 못해 내부분열이 일어났는지 '닭이냐 달걀이나'하는 소모성 논의는 우선 접어두고 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우선 해결하자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약사회에 성토할 일이 있다면 청와대, 국회, 복지부 인터넷게시판에라도 화살을 돌려 본다면 최소한 잃기만하는 현실에서 '못해도 본전'은 챙길 수 있는 상황은 꾸려나갈 수 있을 을 것이다.

최근 분회장 선거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새로운 지부장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단합된 약사사회의 힘을 보여주기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까지 일꾼이 없었다면 이제 새로운 약사사회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일꾼이 수혈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