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사각지대' 서울 은평뉴타운 현장점검]

“좋다고 이사 왔더니 약국도 없고 병원도 없어 큰일이에요.”

친환경 미니신도시로 각광받고 있는 서울시 은평구 뉴타운 1지구가 완공돼 올 중순부터 아파트 입주와 상가 입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의원·약국이 없어 주민들이 보건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현재 데일리팜이 은평구 뉴타운 제1지구를 현장탐방 한 결과, 아직 주변 환경이 갖춰지지 않고 아파트 분양이 60%에 불과하지만 총 4514세대가 잠재 고정 배후수요층임에도 불구하고 약국은 단 한곳만 입점해 있었으며 의원 등 의료기관 시설이 전무했다.

또한 1지구 밖은 2~3지구 건축이 한창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렇다할 기타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1지구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아이가 있는 가정이 많아 특히 소아과·이비인후과와 약을 구입할 수 있는 약국 시설을 희망하고 있었다.

최근 입주했다는 30대 김모 씨(여)는 “아직 단지 내 편의시설이 많이 들어오지 않고 교통시설도 불편한 점이 많다”며 “특히 소아과나 이비인후과가 전무하고, 약국도 한곳밖에 없어 아이가 아프면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할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입주자들끼리 소모임을 구성해 계속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이런 시설들이 아직까지 미비해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지역 상가는 아파트와 합쳐진 형태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현재 대부분이 부동산 중개업소로 메워져 있었으며 정문에서 멀어질수록 상가 공실이 눈에 띄는 등 문제점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 공실이 40% 가량 된다”면서 “가장 큰 원인은 아파트 입주율이 저조하기 때문이겠지만 병의원의 경우는 상가가 1층에만 있다보니 임대료가 비싼 탓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상가가 원주민 물량으로 나온 것이 많아 타지역 일반인 분양이 어렵다는 것도 병의원과 약국 등 필수 편의시설 입점율이 저조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현재 1지구 내 상가는 33㎡ 점포를 기준으로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50만원 선이지만 신축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이 점포별로 제각각 형성돼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미성숙한 상권형성과 저조한 입주율, 이에 비해 높게 책정된 임대료 등이 맞물려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시세 하락과 뉴타운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이 지역 아파트 입주에 속도가 붙을지 미지수인 현 상황에서 입주완료가 60% 가량임을 감안할 때 당분간은 은평뉴타운 1지구 입주민들의 보건의료 사각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