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둔촌동역에서 발생한 최모 약사(65)의 전동차 투신사건은 약국 경영난과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강동경찰서 관계자는 4일 데일리팜과의 전화통화에서 “최 약사가 가족에게 자살을 통보한 통화내용과 소지품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 그리고 지하철 CCTV 정황 등을 종합한 결과 자살로 판단 내렸다”며 “우울증 심화와 약국 경영 악화에 의한 극도의 심리적 불안감을 견디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숨진 최 약사는 자살 1시간 전 장남인 최모씨(31)와의 통화에서 “미안하다. 지금 죽으러 간다. 휴대폰 위치추적으로 날 찾지 마라”고 전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유서는 ‘가족들에게 큰 부담을 줘서 너무 미안하고, 화장해서 뿌려 달라’는 등 전반적으로 신변비관 자살에 대해 가족들의 용서를 바라는 내용인 것으로 경찰관계자는 말했다.

최 약사는 경기도 성남에서 약국을 운영하다 경영난 해소를 위해 약국을 이전하기로 결심, 지난해 12월 3일 강동구 암사동에 새롭게 약국을 개국했으나 부진한 처방 건수와 일반약 매출 부진으로 고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약사의 자살 소식을 접한 약사회 관계자들도 하나같이 ‘애통함’과 ‘침통함’ 그리고 고인에 대한 조의와 명복을 표했다.

이에 대해 강동구약사회 전원 회장은 “숨진 최 약사의 경륜이 높아 앞으로 강동구약사회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했었는데, 갑작스럽게 이런 소식을 듣게 돼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 하겠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성남시약사회 관계자도 “지금은 고인이 된 최 약사님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요즘 약국가 경기가 워낙 불황이다 보니 최 약사님의 심적 부담이 더 컸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이 일어난 지난 3일 오후 4시 45분경 전동차에 투신한 최 약사는 그 자리에서 숨졌으며, 시신은 강동 가톨릭병원으로 이송·안치 후 어제 오전 분당 차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