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진료코드 문제로 한의계와 또 한번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의사협회 의료일원화 특별위원회는 24일 통계청이 20일 고시한 제3차 한방표준질병사인분류사용지침을 보니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폐기 및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통계청 고시를 보면 의사들이 쓰는 KCD코드와 연계함에 따라 한의사들도 의사들이 사용하는 진료코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KCD코드로 표기할 수 없는 한방병증 등에 맞게 별도로 U코드를 추가했다.

특별위원회는 이에 "결국 의사들의 질병 코드를 한의사들이 무단으로 다 차용해서 쓰겠다는 얘기"라며 "과연 정부 당국자는 이로 인한 혼란과 잘못을 어떻게 감당하려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별위원회는 "이러한 조치는 국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한의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의사가 아닌 한의사가 위암이나 뇌종양, 심근경색 등을 어떻게 진단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특별위원회는 "결국 진단도 못하면서 이러한 질병코드를 무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수 밖에 없다"면서 "이를 빌미로 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고자 하는 한의사들의 헛된 욕심만 부추길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특별위원회는 "전혀 다른 체계속의 한의사를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만든 질병코드를 무단차용하게 함으로써 생겨나는 오진 등으로 인한 폐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정부당국이 전적으로 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위원회는 "정부는 당장 한방 질병코드 개정안을 폐기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한방도 더이상 의사의 영역을 무단 도용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의계는 한방 질병코드 3차 개정 작업에 통계청, 복지부, 심평원은 물론 의료계에서도 참여해 함께 논의, 추진했는데 이제와서 전면 재검토를 논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