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험의 보장성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보험이 점차 확대될 경우 보험회사와 병원간 비급여 수가계약을 둘러싼 파워게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최병호 심사평가정책연구소장은 4일 병원협회가 주관한 병협 창립 5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민영의료보험의 역할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던 중 이같이 말했다.

최 소장은 "현재 공보험의 만족도가 낮은 상황에서 민영보험은 소비자의 니즈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관리운영비가 과다한 민영보험의 경우 지불 대비 보장성이 공보험에 비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영보험의 영향력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민간보험 활성화에 따른 지각변동이 화두로 제시됐다.

최 소장은 "현재 공보험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을 민영보험에서 상당부분 충당하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형태는 차후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품다각화를 통해 의료실비 보장 등 비급여 진료 영역을 담당하는 민영보험도 결국 비용 부담 한계에 직면, 계약을 통한 새로운 보장 형태를 추구하리라는 예상이다.

최 소장은 이와관련 "보험회사의 파워가 커지면 결국 비급여 부문에 대한 수가계약을 병원에 요구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병원간 경쟁 뿐 아니라 보험사와 병원간 계약이 화두로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비급여 수가계약에 따라 보험사는 일부 병원과만 계약하거나, 계약 대상을 일부 비급여 항목으로 한정하는 등 다양한 형태가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소장은 나아가 "거대 보험회사의 병원 소유 혹은 계약을 통한 공급네트워크 형성도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항해 대형병원 혹은 병원 연합으로 의료 공급 네트워크를 형성해 민영보험에 대한 협상력을 제고하는 형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