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영자씨의 다이어트 파문을 주도한 성형외과 의사 K씨는 환자의 비밀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공익을 위한 정당행위인가.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씨의 다이어트 파문을 일으킨 성형외과 의사 K씨를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환자의 비밀을 보호해야 할 의사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성형수술 사실을 폭로한 것은 의사의 직업윤리를 손상시킨 행위라는 지적이다.

고대 안암병원의 L교수는 "환자가 공개하기를 희망한다면 몰라도 수술 받은 사실이 알려져 환자가 피해를 입었다면 이는 사생활 침해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부천시의사회 관계자도 "환자의 진료사실을 공개한다면 의사와 환자의 신뢰관계를 해치게 된다"면서 "이번 파문이 공익을 위한 의사의 양심선언이라고 규정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만약 환자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었다면 법적 대응했어야 옳았다"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에는 의사는 진료상 알게된 환자의 비밀을 지켜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의료법 제19조(비밀누설의 금지)에 따르면 의료인은 예외사항을 제외하고 의료·조산 또는 간호를 하면서 취득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성형외과 K의사가 소속된 강남구의사회는 윤리위원회를 소집, K씨 징계여부를 결정할 움직임이다.

강남구의사회 관계자는 "K씨가 환자의 비밀을 언론에 제보한 행위는 법적 책임을 떠나 의사윤리를 위배한 소지가 있다"면서 "사건의 진위를 가린 뒤 징계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며 윤리위 소집을 시사했다.

반면 공인인 이영자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K씨의 행동은 정당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강남구의사회 홈페이지(kndr.co.kr)에서 장&김(ID)은 "이영자가 수술 사실을 숨기고 다이어트 비디오를 3만장이나 판 것은 소비자를 우롱한 일종의 사기행각이다. 유명인사의 부도덕 행위를 알려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킨 것이기 때문에 처벌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강서구의 한 개원의도 "K씨가 사실을 폭로하지 않았다면 이영자씨가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라며 "공인의 비밀보호도 중요하지만 공공의 이익이 우선한다"며 K씨를 변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