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 혈압약을 첨가해 제조·불법판매된 '#상명탕'을 적발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부작용 사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약 특성상 일일이 성분 분석을 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한약조제자격이 있는 약사가 직접 조제해 불법을 색출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8일 식약청 관계자는 "상명탕을 복용한 일부 네티즌들이 호홉곤란, 정신몽롱 등 부작용을 호소해 해당 약국을 방문해 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한약을 먹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거의 없는데 부작용을 느낀다는 것은 다른 첨가물이 포함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상명탕은 항공사승무원 지망생 및 예능고 수험생 사이에서는 면접특효약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상명탕에 첨가된 프로프라놀롤염산염은 혈압약으로 사용되지만 관행적으로 의사들이 긴장성 두통, 떨림, 무대공포증 등에 오프라벨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명탕을 먹고 효능을 본 수험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방문을 하거나 택배를 이용해 탕약을 구매하는 사례가 늘었다.

하지만 프로프라놀롤염산염은 혈당 강하 작용이 강해 장기간 절식한 환자에게는 복용이 금기돼 있는데 예체능 수험생과 항공사 승무원 지망생의 특성상 장기간의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아 부작용 사례도 많이 발생했던 것.

결국 부작용 사례가 누적되면서 식약청은 조사에 착수하게 됐으며 꼬리가 잡힌 해당 약사는 불구속 입건됐다.

하지만 약국을 돌며 무자료 전문의약품을 판매했던 일명 덴바이꾼에 대한 처벌은 어려울 전망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해당 약사가 덴바이꾼으로부터 약을 구매한 것은 7~8년 전인데다 최근에는 덴바이꾼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추가로 수사를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