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을 이용한 생화학적 테러로 인해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가 탄저병 공포로 떠들썩한 가운데 한국에서도 탄저병이 혹시 발생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로 일반인도 탄저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탄저병은 과연 어떤 병이며 그 증상과 치료법을 무엇일까.

미국에서 생화학테러로 인한 탄저균 흡입으로 탄저균 양성 반응자가 나날이 증가하기 전에 탄저병의 가장 흔한 전염경로는 피부를 통한 감염이었다.

전체 탄저병의 약 95%가 피부의 상처를 통한 감염으로 주로 탄저균에 오염된 모(wool), 가죽 등을 직업적으로 취급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피부 탄저병의 경우, 초기에는 벌레에 물린 모양으로 가려운데 3-5일이 지나면 테두리가 붉어지면서 통증이 없는 수포로 발전하다가 1-2일 후 가운데에 검은 반점이 생기고 임파선이 부을 수도 있다.

흡입 탄저병은 가장 치명적인 탄저병으로 탄저균을 직접 흡입하는 경우 탄저균이 폐포로 들어가 세균이 흉부 조직을 감염시키면서 1-60일 사이에 증식하게 된다.

증식한 탄저균은 독소(toxin)를 생성시키고 이 독소가 혈류로 들어가면 폐에 출혈을 일으키고 체액이 모이게 되며 조직이 쇠퇴하는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흡입 탄저병의 초기 증상은 발열, 기침, 두통 등 감기증상과 거의 구분할 수 없으나 탄저균이 증식함에 따라 호흡곤란과 쇼크가 발생하는데 이 단계로 들어서면 거의 사망에 이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소화기 탄저병의 경우 탄저균에 감염된 육류를 섭취하는 경우 걸리는데 대개 위생관리가 미흡한 후진국에서 발생한다.

소화기 탄저병의 초기 증상은 오심, 식욕감퇴, 발열이 발생하다가 이후 복통, 설사가 나타나며 피를 토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탄저병의 예방과 치료는 가능한가.

예방책으로 탄저병 백신이 있기는 하다. 미국 미시간 랜싱에 소재한 바이오포트(BioPort)社에서 사람에게 접종이 가능한 탄저병 백신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최근 FDA 백신 제조기준 미비로 인해 생산이 중단된 상태이며 생물학적 제조방법으로 인해 공급물량이 극히 제한적이다. 탄저병 백신 접종시 예방률은 93%이다.

탄저병 백신 접종이 시행된 사람들은 동물 가죽제품 취급자, 수의사, 미생물학 연구원, 군인 등으로 한정되어 있어 일반인은 거의 접종기회가 없으므로 실효성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탄저병은 법정 전염병이 아니며 사람 대 사람으로 직접 전염되지 않는다.

씨프로를 예방약물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탄저균 노출이 의심되는 경우 탄저병에 감염됐다고 추정하여 사전 조처한 것으로 예방약이 아니며 음성 판정이 나면 즉각 복용을 중단하도록 되어있다.

탄저병에 걸리면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성인의 경우 감염 즉시 12시간 마다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 500mg을, 소아의 경우 12시간 마다 1kg당 15mg으로 1회 투여량이 500mg이 넘지 않도록 60일간 투여해야 한다.

탄저병은 초기에 발견되어 치료가 시작되면 거의 회복이 가능하다.

치료되지 않고 방치되는 경우 흡입 탄저병의 경우 거의 사망하고, 피부 탄저병은 20%가 치명적, 소화기 탄저병은 25-60%가 치명적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바이엘社가 ‘씨프로’란 상품명으로 시프로플록사신을 독점 생산하여 공급물량 미달이 우려됨에 따라 탄저병에 효과가 있으면서 저가(低價)인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이나 페니실린(penicillin)의 사용이 추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탄저병은 전세계적으로 극히 발병률이 낮은 질환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숙련된 임상경험을 가진 전문의가 거의 없어 씨프로에 대한 내성균이 발생하는 경우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