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번째 마당=판매관리비와 영업비|

최근 리베이트가 제약업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이슈가 되고 있죠?

리베이트를 이야기할 때, 그리고 정부에서 약가 규제 정책을 도입할 즈음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메뉴가 바로 '판매관리비'입니다.

일각에서는 판촉비용과 판매관리비의 연계성을 주장하며, 제약사들의 높은 판관비율은 리베이트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하곤 합니다. 이는 판관비에 리베이트 자금을 숨겨 놓았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정부가 일괄약가인하를 도입하기 앞서 제약업계 매출 20%를 리베이트라고 추정한 이유도 판매 관리비가 다른 제조업체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이 주된 이유가 되기도 했죠.

흥미로운건 국내 제약사 뿐만 아니라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는 물론 다국적 본사의 판관비 역시 일반 제조업과 견줘 높다는 점입니다.

판관비 주요항목에는 판촉비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같은 주장은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판관비=영업비'라는 생각은 자칫 인식의 오류를 범할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판관비와 영업비는 같은 듯 하면서 다르기 때문이죠.


그럼 사전적인 의미로 판매관리비는 어떤 항목을 포함하고 있을까요?

판매비와 관리비로 나뉘는 판관비는 제품 판촉활동 또는 기업의 관리와 유지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총칭합니다.

여기에는 직원의 급여, 복리후생비, 임차료, 접대비,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세금과 공과, 광고선전비, 연구비, 경상개발비, 대손상각비 등 매출원가에 속하지 않는 모든 영업비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즉, 재무제표상 흔히 영업비용으로 일컫는 판매촉진비, 접대비와 함께 인건비, 광고선전비, 해외시장개척비, 경상연구개발비 등 기업활동에 필요한 모든 관리 비용이 판관비 항목입니다.

따라서 영업비가 판관비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표현되어서는 안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직원의 급여와 연구개발비용도 판관비 항목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의약품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제약기업은 영업사원을 고용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급여, 복리후생비, 교육훈련비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직원 급여(임원급여, 급료, 임금 및 제 수당을 포함), 퇴직급여, 명예퇴직금(조기퇴직의 대가로 지급하는 인센티브 등 포함) 등은 판관비 항목 중에서 약 30%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의약품 개발 고비용과 장기간 연구로 인한 연구개발비, 해외시장 개척을 활발히 하고자 투입되는 해외시장 개척비 등도 모두 판관비라 볼 수 있습니다.

영업비의 사전적인 의미는 제품 등의 판매활동을 위해 발생되는 비용을 말하는데, 일반관리직 및 판매직의 급료, 광고선전비, 포장운반비, 보관료, 견본비, 판매수수료 등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순수한 영업비는 판촉비와 접대비 등이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독자 여러분께서 판관비를 영업비로 해석해 국내 제약기업이 영업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셨다면, 이번 기회에 살짝 인식의 전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판촉비가 판매관리비의 중요한 항목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합니다.

또 한가지, 제약기업들의 판관비 비중이 일반 제조업보다 월등히 높은 이유는 왜 일까요?

2010년 기준으로 제조업 평균 판매관리비는 11.1%인데 반해, 의약품 제조업체 평균 관리비는 35.6%에 이릅니다. 제조업 평균보다 20% 가량 높은 수치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한다면 제약사들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유통 비용이 판매관리비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일반 제조업과 판관비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판매관리비에 유통 비용이 포함된 화장품 업계 역시 의약품 제조업체와 비슷한 37% 가량이 판관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무제표에 명시돼 있는 용어를 정리하면서 뉴스 따라잡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매출원가는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영업수익을 올리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말합니다. 제품 및 상품 등의 매입원가 또는 제조원가인데,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사들인 원부자재의 구입 가격을 통칭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외형 확대가 필요했던 상장제약사들이 원가비중을 늘리면서 매출 대비 60%수준까지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판매원가는 제조원가 또는 매입원가에 영업비 내지는 판매 관리비를 더한 것입니다. 총 매출에서 판매원가를 빼면 영업이익이 됩니다.

재무제표에 나오는 용어의 의미를 명확히 알고 제약사들의 기업 가치를 평가해본다면, 보다 재미있는 기업분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