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바이러스학자들이 더 이상 MMR백신과 염증성 대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및 자폐증 발병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말 것을 학계에 촉구하고 나섰다.

MMR(measles, mumps, and rubella)백신은 홍역, 유행성이하선염(즉, 볼거리), 풍진 등을 예방하기 위해 접종하는 백신이다.

이들은 예방접종이 자폐증이나 염증성 대장질환 발병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이론을 뒤엎는 내용을 담은 연구논문 2편을 이달 초 잇따라 발표했다.

이중 한편은 런던에 소재한 왕립 프리 호스피탈 의대 연구팀이 란세트誌에 게재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의약품안전위원회가 구성한 워킹그룹에 의해 '약물감시의 문제점(Current Problems in Pharmacovigilance)'誌에 공개됐다.

이들 연구논문은 백신접종이 자폐증이나 염증성 대장질환이 유발되는 과정에 작용하여 연관성을 맺고 있는 것으로 믿어져 왔으나, 이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음을 강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왕립 프리 호스피탈 의대에 재직중인 브렌트 테일러 교수는 테임즈江 북부지역에서 지난 79년 이후로 태어난 자폐증 어린이 49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18개월 이전에 MMR백신을 접종받은 경우와 18개월 이후에 접종받은 경우, 또는 아예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 등을 막론하고 자폐증을 진단받은 연령이 대동소이하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테일러 교수는 "79년 이래 자폐증 환자수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MMR백신이 지난 88년 발매되기 시작한 후 갑자기 발병사례가 늘어났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의약품안전위원회는 92명의 소아자폐증 환자와 15명의 크론병 환자들에 대한 의료기록을 면밀히 검토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그 결과 36명은 예방접종이 이루어지기에 앞서 자폐증에 걸렸음이 확인된 경우였으며, 28명은 자폐증 가계병력(family history of the condition)을 지닌 환자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반면 소아자폐증 환자 8명과 크론병 환자 4명은 실제로 MMR백신을 접종받은 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경우였으나, 위원회측은 이것이 MMR백신과 자폐증 발병의 인과관계를 충분히 설명한다고 보기에는 함량미달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전염병감시센터 면역연구부 책임자로 있는 노만 베그는 "지난해 의료연구위원회(Medical Research Council)의 전문가 37명으로 구성된 연구팀도 이 문제를 검토한 끝에 연관성이 없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연구논문은 MMR백신이 자폐증이나 염증성 대장질환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들"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 British Medical Journal 6. 19字 인터넷 사이트망 "New research demolishes link between MMR vaccine and autism"을 번역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