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질환 관련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는 특히 더 자세하고 꼼꼼한 복약지도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약제부(최윤주·정선회·김향숙·한현주),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강도형·권준수)는 최근 나온 병원약사회지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환자에 대한 복약상담 업무 개발 및 만족도' 평가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2013년 8월부터 병원에서 제공하는 기본 복약 안내문 이외에 추가로 정신과 질환 의약품 관련 복약안내문을 추가 제작했다.

더불어 주 3회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 위치한 복약상담실에서 담당 약사 1인이 복약상담을 실시하고 특별히 제작한 복약안내문을 제공했다. 이후 연구팀은 해당 복약상담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만족도 등을 평가했다.


연구팀이 2013년 8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복약상담을 받은 환자 2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점 만점에 평균 4.8점으로 대부분의 응답자가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복약상담 과정에서 도움이 된 정보를 묻는 질문에는 복약 중인 약의 이름과 약효라고 대답한 경우가 응답자의 57.1%로 가장 많았고,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의 대처방법, 복용 중 주의사항, 약 복용의 이유라고 대답한 경우가 19%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약사에 의한 복약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를 묻는 질문에는 5점 만점에 평균 4.2점으로 대다수 응답자들이 필요한 것으로 인식했다. 복약상담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선 약사가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47.6%로 가장 많았다.

여러 가지 약에 대해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응답자는 28.6%, 의문점을 질문하기 쉽기 때문에가 19%, 의사와의 중개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한 경우가 9.5% 순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신질환 환자의 경우 약물 오용과 남용의 가능성이 높은 benzodiazepine계 진정제 복용 비율이 80%이상이었다.

그만큼 약물 오남용으로 인해 약물에 대한 심리적, 신체적 의존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약사의 세밀한 복약상담과 더불어 복약안내문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환자들이 기본 복약안내문에서 제시된 용법 용량에 관한 정보 외에도 최대 복용 가능량이나 복용 시간 등의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복약상담 대상 약물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benzodiazepine계 진정제로, 상당 부분이 prn(필요 시 복용) 약물로 처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설문조사 결과 환자들이 대체적으로 복용 중인 약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며 "복약상담이 필요한 이유로 약사가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많은 환자들이 선택했다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응답 환자 중 대다수가 약사의 친절한 복약상담과 더불어 특별히 제작된 복약안내문에 대한 만족도를 보인 만큼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에 대해선 더 세밀한 복약상담으로 복약순응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팀은 "현재 환자가 약물 부작용 유사 증상을 호소할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피드백이 진행되지 않고, 연구 대상이 외래 환자에만 한정돼 상담 이후 복약순응에 대한 요소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자료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복약상담과 복약순응에 관련된 요인들을 구체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신질환 환자 대상 약물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보다 효율적인 복약상담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