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이 떠난 자리를 충남대학교병원이 채웠다.

'세종시립의원'에 대한 이야기다. 서울대병원은 여러 진료과를 뒀지만, 새로 위탁받은 충남대병원은 가정의학과와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등 4개 과만 두기로 했다.

주기능은 만성질환통합관리센터와 정신건강증진센터다. 세종시와 충남대병원은 여기서 노인 만성질환에 대한 통합관리를 모색하게 된다.

#김봉옥(연세대, 재활의학) 충남대병원장은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가 운영비를 지원하고, 세종시장의 의지가 강해 그나마 적자는 보지 않을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사실 충남대병원은 세종시내에 3년째 의원급 의료기관을 운영해왔는데 매년 10억원 가량 적자를 보고 있다. 김 원장이 민간의료기관과 경쟁하기 보다는 미충족의료 중심으로 진료과를 배치하도록 한 영향이다.

김 원장은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서 충남대병원의 역할은 민간과 경쟁하는 것보다는 부족한 의료수요를 채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남대병원이 서울대병원이 떠난 자리를 메워 '세종시립의원' 운영자가 된 것도 이런 까닭이었다.

다음은 김 병원장과 일문일답

-세종시립의원 수탁 배경은?

=이 지역에 노인 인구가 많다. 그만큼 노인성질환 의료수요도 많은데 공급이 받쳐주지 못했다. 세종시가 세종시립의원을 두 번 입찰할 때까지 우리는 참여하지 않았는데, 어느 병원도 지원하지 않더라.

사실 우리는 세종분원을 준비중이어서 인력파견이 쉽지 않다. 수익성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때문에 병원내부에서 반대여론이 많았다. 하지만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지역 거점공공병원으로서 사명을 다하자는 게 주요 이유였다.

세종시립의원은 세종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어서 다행히 적자를 볼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충남대병원 세종의원의 경우 3년전에 오픈했는데, 1년에 10억원 이상 적자다.

-세종시립의원 현황은?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12월 철수하고 우리가 올해 2월 수탁계약을 맺었다. 준비기간을 거쳐 3월말 오픈했고, 한달 조금 넘게 운영해 왔다. 김규필(가정의학과) 원장을 본원에서 파견했다.

핵심은 노인성질환통합관리센터와 정신건강증진센터다. 노인성질환통합관리센터는 세종시에서는 처음 만들어진 기관이다. '치매'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있어서 이름도 달리 붙였다.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세종보건소가 맡았던 것을 이번에 세종시립의원으로 이관했다. 김정란(정신건강의학과) 센터장이 진두 지휘한다.

두 센터가 세종시립의원에 터잡은 건 지역사회 노인성질환을 통합관리하겠다는 세종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다만, 지금 자리는 이전 도서관 건물로 의료시설로 쓰기엔 좋지 않다. 추후 접근성이 보다 좋은 복합의료시설로 옮기게 될 것이다.

기능별로보면 1층은 외래, 2층은 통합센터로 구분된다. 이번달 중엔 신경과도 개설한다. 내과나 소아과는 두지 않을 계획이다.

세종시에 의료기관이 100개 정도 있는 데, 내과 등은 충분히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 치매 이외 1차의료 중 민간이 하지 못하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가정의학과를 시작으로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를 추가해 현재 운영하고 있다.

향후 재활의학과도 활성화되면 센터로 승격시킬 계획이다.

-장소가 너무 외진데, 접근성에 문제는 없을까?

=지도에서 보면 조치원에 가깝다. 세종시에서 보면 치우쳐 있다. 의료취약지에 설립됐다고 이해하면 된다.

-파견 의료인 처우는 본원과 동일한가?

=그렇다. 모두 신규직원 대신 본원에서 경력직을 파견했다. 본원 직원이 2500명인데, 여기서 일할 선수를 뽑았다.

-야간진료는?

=안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료하고, 병실도 두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