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나 보톡스 시술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로 분쟁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성 백내장이나 붕소염이 발생한 환자들이 해당 성형외과를 상대로 의료분쟁 조정신청을 제기해 배상 결정받은 사건은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5일 이 같은 내용이 수록된 '예방적 관점에서의 성형외과 의료분쟁 사례'를 발간했다.

사례집을 보면, A씨는 상안검 꺼짐으로 필러주입 시술을 받은 뒤 외상성 백내장과 유리체 혼탁이 발생했다. 그는 이로 인해 정신과적 질환(적응장애, 우울증), 발목부상과 후경골근건기능장애까지 생겼다며 의료분쟁원에 의료분쟁 조정신청을 냈다. A씨가 요구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1억5000만원이었다.

해당 의료기관은 필러 주입 시술 때 환자는 눈을 감고 정면을 주시해야 하는데 신청인이 시술과정에서 눈을 감고 위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수정체 손상이 발생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의료중재원은 필러 주입 시술 때 주사바늘에 의해 오른쪽 눈 수정체 손상이 발생해 외상성 백내장이 생겼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불가능한 합병증이나 예상할 수 있는 합병증 범주를 넘어선 과실로 봤다.

다만 안구손상으로 일시적으로 정신과적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발목부상은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고, 후경골근건기능장애는 개연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의료중재원은 이를 근거로 의료기관에 3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조정 결졍했다. 대신 신청인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고 이 사건과 관련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도록 했다.

B씨는 이마와 미간, 눈가주름에 보툴리눔 독소를 시술받고 안면부에 붕소염이 발생해 조정신청을 제기했다.

해당 의료기관은 보툴리눔 독소 시술법은 안전하고 간단한 시술이라며 이로 인해 드물게 염증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안면부 붕소염이 이 시술 때문에 생긴 것인 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또 신청인에게 사전에 이마 보형물 삽입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의료중재원은 안면부 붕소염은 보툴리눔 독소 시술 때 병원감염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의료기관에 67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고, 신청인에게는 나머지 청구 등을 포기하도록 조정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