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분당차병원...종양 수술·뇌졸중 치료 도입
삼성전자·얀센 등 연구개발 활발...2023년, 5조 외형 전망
의료서비스 이해자 간 충돌로 적용 난항...관련법 정비 시급
국내 의료현장에서도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이용한 환자 치료와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우리나라의 VR 의료 도입 시점은 2005년으로 정신건강 의학과에서 공포증 치료에 적용하면서 부터다.
VR을 이용하면 보다 안전하고 통제된 환경에서 질병이나 장애의 원인을 살펴보고 재현할 수 있다. 사람의 인지구조에서 절대적인 시각과 뇌의 연계가 용이하고, 게임 요소를 가미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의하면 VR 적용이 용이한 의료분야는 영상의학, 이비인후과, 안과, 외과, 재활의학과, 교육 및 시뮬레이션 등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샌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VR 헬스케어 시장은 2015년 3200억원에서 2023년에는 5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36.6%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VR을 의료 현장에 적극 도입하며, 차세대 진료시스템을 리딩하고 있는 곳은 분당서울대병원과 분당차병원을 들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조환성 교수팀은 DGIST 로봇공학과 홍재성 교수팀과 함께 2017년 3월 세계 최초로 태블릿 PC에서 증강현실 시스템을 적용한 골종양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증강현실 시스템은 CT, MRI 등 영상진단이미지를 통해 확보한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종양의 위치 정보가 태블릿 PC에 표시되며, 정강이뼈에 골종양이 발생한 환자의 수술에 증강현실 시스템을 적용해 불필요한 절제를 최소화 하면서도 종양을 안전하게 절제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014년 서울대 공대와 공동연구로 마이크로소프트의 3차원 동작인식카메라 ‘키넥트’를 이용한 VR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해 뇌졸중 환차 치료에 활용했다. 상태가 비슷한 환자끼리 가상공간에서 대결을 벌이면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병원에 오지 않고도 집에서 로그인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재활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학교육 및 시뮬레이션 분야에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VR 교육시스템은 수술 현장을 360도 카메라로 촬영해 외과, 정형외과 관련 VR 콘텐츠 3개를 제작해 수련의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환자 안전을 위해 충분한 숙련도와 체험이 필요하고, 현장 교육에 제약이 큰 수술 분야에 도입했다.
분당차병원은 뇌졸중으로 팔을 잘 쓰지 못하는 환자 162명에게 게임방식의 VR 재활치료를 진행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환자를 VR로 치료하기 위해 컴퓨터와 VR용 안경·컨트롤러 등의 장비를 구비해 VR용 안경을 착용하면 사방으로 망망대해가 펼쳐지고, 바다 한 가운데에 떠 있는 배를 타고 있는 등 VR 프로그램이 바닷 속을 배경으로 해 재미와 환상을 심어준다.
기업들의 VR의료에 대한 연구개발 활동도 주목된다.
일본 얀센파마는 2016년 환청이나 망상을 유사 체험할 수 있는 장치 ‘Virtual Hallucination’을 개발했다. 골판지로 만든 조립식 헤드셋과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을 사용해 보여주는데, 영상은 상하좌우로 180도 까지 머리를 움직이며 볼 수 있다. 환청을 체험하고, 4가지 에피소드를 준비해 환자 가족들의 질환에 대해 이해를 돕고 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Creative Lab)은 2017년 시각보조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 (Relumino)’를 공개했다. 저시력자의 불편을 덜어주는 앱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로 받아들인 영상을 AR로 변환해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상태로 바꿔준다. 굴절장애와 고도 근시를 겪는 시각장애인에게 유용하다.
전황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VR 의료가 미래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헤드셋 형태의 기기 자체에 대한 한계 극복은 물론 의료서비스 이해관계자와의 충돌로 인한 시장 확대 어려움과 의료 범용화를 위해 주요 기업체·대학·병원·연구소 간 협업으로 제품화 촉진 등의 당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 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기술을 말한다. 머리에 장착하는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인 HMD를 활용해 체험할 수 있다.
노병철 기자(sasiman@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