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재폐업 투표 철회를 발표한 바 있는 의협 상임이사회 등 집행부가 하루만에 이를 뒤짚고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의협 상임이사회와 시도의사회장단은 26일 오후 4시부터 11시50분경까지 마라톤회의를 갖고 25일의 결정을 번복, 오늘(27일)부터 29일 오후 2시까지 재폐업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상임이사회와 시도의사회장단은 3일간의 투표결과를 빠르면 29일 저녁까지 집계한 뒤 의쟁투 중앙위원회 및 의협 상임이사회의 연석회의를 열어 재폐업 등의 최종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의협 집행부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의료계의 재폐업 돌입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져 8월 전국적 의료대란이 우려된다.

하지만 극한 갈등 양상을 드러내며 내분으로 치닫던 의료계는 당분간 봉합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 구심점이 와해되는 최악의 상황은 방지될 전망이다.

의협 집행부는 "그동안 험난한 투쟁과정에서 지대한 공헌을 해온 의권쟁취투쟁위원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회원들에게 폐업 투쟁에의 참여결의를 묻기로 했다"고 번복하게된 배경을 설명했다.

의협은 또 "정부가 약속한 대로 약사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올바른 의약분업안이 제정·시행될 때까지 의약분업의 불참을 결의하겠다"고 밝혀 8월 의약분업 불참을 기정사실화했다.

만약 "이로인해 회원들에 행정 및 법적인 제재가 가해질 경우에는 중대한 결정도 내릴 것"임을 시사, 폐업 투쟁이 예견된다.

한편 이날 열린 상임이사회 및 시도의사회장단 연석회의는 8시간에 가까운 장시간 회의답게 결정 사항이 번복되고 결의문 수정이 다반사로 이뤄져 난항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한때 재폐업 찬반투표를 실시하지 않는 쪽으로 거의 가닥이 잡혔다가 신상진 위원장이 과천 발표와 관련, 의사결정에 대해 사과가 이뤄져 재폐업 찬반투표를 시행키로 결정하는 등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투표 결과에 대한 최종 논의도 초안은 의쟁투 중앙위와 상임이사회 및 시도의사회장단 3자로 결정됐으나 급히 시도의사회장단이 빠지는 안이 새롭게 채택되기도 했다.

이날 의협 회관에는 의사 50여명이 몰려와 상임이사진과 시도의사회장단에 결정 과정의 공개와 설명을 요구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 정상적 회의 진행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