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용산 = 안상순기자] 의료계 폐업 속에서 실시된 의약분업 첫날 상당수 의원이 문을 닫았음에도 불구 100건 이상 처방조제를 행한 동네약국이 속출했다.

그러나 100건이상 조제약국은 의원 주변약국에 한정됐으며 주택가 약국의 경우 처방전 유입량이 2건에서 20건 수준을 나타내 약국의 위치별로 큰 격차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의원 주변약국의 경우 처방조제환자들의 방문이 의원의 처방전 발행 속도에 맞춰져 일거에 몰리는 현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며 아침부터 오후6시까지 꾸준한 처방조제방문이 이어졌다.

특히 숙대 앞 N약국은 처방의약품 350종밖에 구비하지 못했지만 지난 주 의원의 협조를 얻어 구한 의원처방리스트와 대조해 의약품 수급한 상태로 이들 의원으로부터 나오는 처방전은 100% 수용해 냈다.

그러나 지하철역전 약국의 경우 종합병원·의원 등 다양한 처방전이 나와 해당의약품이 없는 경우가 많았으며 10명에 2~3명 꼴로 환자를 되돌려보내는 현상을 나타냈다.

S약국 약사는 '1000종의 의약품을 구비했지만 듣도 보지도 못한 진통제가 처방전에 입력돼 있어 조제를 포기했다"며 "의사에게 어떤약이나고 물어 생산 제약사에 확인했지만 그 제약사도 전혀 모르는 의약품이라고 답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이 처방조제환자가 집중된 역전 및 의원주변약국에 비해 동네약국은 한산한 분위기.

동네약국은 대부분 6시 현재 의약품이 없어 환자를 되돌려 보낸 경우를 포함 처방환자가 방문한 경우가 최소 2건에 최대 20건 정도였으며 수용률은 50%를 약간 상회했다.

주택가약국 한 약사는 "아직 환자들이 의약품이 없을 것을 우려해 동네약국에 오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분업이 정착되고 의료계 폐업이 끝나면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여전히 얼마나 처방전이 나올지 불안하다"며 "의원에서 의약품 리스트를 조속히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피력했다.

처방을 포기하는 경우 약사는 환자에게 구입가능한 약국등을 소개해주지 못하고 돌려보내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이 약사는 "약국간에도 서로 어떤의약품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이 되지 않아 소개해주고 싶어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환자들 상당수가 의료보험카드를 갖고오지 않아 환자의 집에 직접 전화해 보혐카드번호를 확인하는 등 의약분업 홍보가 부족했던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