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같은 증상을 앓고 있지만 투석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에 비해 평균 10년 정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2일 발간된 뉴우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은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들은 투석을 하지 않아도 되므로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식을 받지 않은 환자에 비해 더 오래 장수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한 연구논문이 실려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 로버트 올프 박사 연구팀은 지난 91~97년 기간 중 22만8,552명의 말기 신장병 환자들을 관찰했다.

이중 4만6,164명은 신장이식 대기자 리스트에 오른 사람들이었으며, 2만3,275명은 사망자로부터 신장을 이식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경우였다. 자신의 가족 등 생존하는 기증자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는 일부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대기자 리스트에 오른 환자들이 투석치료를 계속하고 있는 환자들에 비해 좀 더 건강한 경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기자 리스트에 오른 환자들 중 이식수술을 받은 사람들과 투석치료를 계속한 환자들을 비교했다. 환자들은 연령과 性, 인종, 증상의 정도, 발병원인 등이 동일한 경우였다.

그 결과 신장을 이식받은 사람들은 치료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평균 20년 정도 더 오래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기자 리스트에 올랐지만 마땅한 기증자를 구하지 못해 투석치료를 계속 받은 환자들은 10년 정도를 더 오래사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올프 박사팀은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 직후 사망할 확률이 3배 가까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장기이식 거부반응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수술 후 처음 몇 달의 고비를 넘기면 위험은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미국 보건성에서 장기기증 및 이식문제를 연구해 왔던 존 넬슨 박사는 "수명연장효과는 말기 신장병 환자들에게서 가장 뚜렷이 나타났다"며 "이는 좀 더 많은 장기기증자가 필요함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사설단체인 미국 장기기증 네트워크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4만3,584명이 신장이식을 받기 위한 대기자 리스트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의 경우 불과 1만2,166명이 이식수술을 받았으며, 2,295명은 대기기간 중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1,973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어 신장과 췌장을 함께 이식받아야 하는 대기자 리스트에 올라있으나, 지난해 고작 973명만이 이식수술을 받았고, 93명은 대기 중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 네트워크의 대변인 보브 스필데너는 "신장이식 대기기간은 평균 3년 정도로 나타나고 있으나, 흑인들의 경우 유전자가 일치하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워 기증자를 찾는데 더 오랜기간을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기기간은 또 이식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기증자가 적은 시골지역에서 더 연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흑인, 미국원주민, 여성, 당뇨병 환자들이 백인이나 아시아계, 남성들에 비해 더 오랜 기간을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