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역할대행 사이트를 통해 돈을 주고 예비군 훈련을 대신 받도록 의뢰한 의사와 기업체 대표 등 사회부유층 인사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전북지방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인터넷 역할 대행 사이트를 통해 돈을 주고 예비군 훈련을 대신받게 한 혐의로 서울에 사는 최 모(36) 씨 등 7명을 향토 예비군 설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로부터 의뢰를 받고 예비군 훈련을 대신 받은 혐의로 조 모(30) 씨 등 대행업자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치과의사인 최 씨 등 7명은 지난해 5월부터 최근 사이, 인터넷 역할대행 사이트를 통해 예비군 훈련을 대신받아 줄 사람을 구한 뒤 이를 보고 연락을 해 온 조 씨 등 3명에게 한 차례에 10만 원에서 38만 원을 주고 자신들의 예비군 훈련을 대신 받게 한 혐의다.

대리훈련을 의뢰한 사람은 의사, 한의사, 벤처기업 대표, 유명기업 회사원 등으로 대부분 고소득 전문직종 종사자들로 밝혀졌으며, 이들은 대행업자에게 시간당 1만 원씩을 지급했고 이메일로 계약서까지 주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대리훈련을 의뢰한 사람들은 "일정이 바쁜데다, 하루 수입이 대리훈련비를 훨씬 웃돌기 때문에 대리훈련을 부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도 종종 있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던 예비군 훈련 대행이 이젠 인터넷상에서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 뒤 "특히 훈련 참가자에게 총기까지 지급되는 만큼, 혹시 모를 대형범죄 우려에 대비해서라도 예비군 훈련장에서 참가자들에 대해 보다 철저한 본인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와 유사한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전북CBS 이균형 기자 balancelee@cbs.co.kr / 노컷뉴스=데일리팜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