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고위직 공무원들의 인사적체 현상이 점차 심각해질 전망이다.

최근 지방청장에 복지부 인사들의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공석인 서울식약청장과 식약청 차장 역시 복지부 출신 관료의 발탁이 유력시됨에 따라 진출해야 할 영역이 좁아지고 있기 때문.

특히 식약청에서 복지부를 비롯해 타 조직으로의 이동이 쉽지 않을뿐더러 현재 부이사관급 공무원의 인사 이동도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면 자칫 인사적체 도미노 현상마저 우려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약청 차장 후보군으로는 당초 식약청장 후보로 거론됐던 이상용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과 유영학 복지부 정책홍보 관리실장을 포함 2급 공무원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서울식약청장 역시 복지부 출신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복지부 출신 인사가 식약청 고위직으로 이동할 경우 본부장 및 지방청장으로 이동해야 하는 식약청 고위직 공무원들이 진출할 영역이 좁아진다는 점이다.

식약청 본부장급에 빈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서울청장마저 복지부 출신으로 메워질 경우 6개 지방청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3개의 지방청장이 복지부 관료가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생물의약품정책과 이정석 부이사관 및 고객지원담당관 박전희 부이사관의 경우 지난해 부이사관으로 승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방청장 및 본부장으로 발령받지 못했다.

또한 의약품안전정책과 유무영 서기관과 마약오남용의약품과 안수호 서기관 등 역시 아직 과장 직함을 달지 못하는 등 속내를 들여다보면 체감적으로 느끼는 인사적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물론 내부 승진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외부 인사 영입으로 인해 업무내외적으로 인정받은 유능한 직원들에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식약청장에 윤여표 충북대 약대 교수가 선임된 데 이어 아직 가시화되지는 않았지만 새 정부의 자지체 슬림화 계획에 따라 지방식약청 해체도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식약청 고위직 공무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식약청 관계자는 "고위직 관료의 경우 출신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관료를 자리에 앉히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너무 외부 인사 영입만 고집하다 오랫동안 조직 발전에 헌신한 식구들이 상처받을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