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사시험에 지원한 약대생 1,411명에 대해 국시원의 자격여부 심사가 임박한 가운데 한의계가 "양약학 전공자는 응시자격이 없다"며 총공세에 나서 이번엔 한약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전국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강성길)는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양)약학과 졸업생의 이중면허 취득음모 저지를 위한 전국 비상대책위원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와 국시원측에 이같이 촉구했다.

300여명의 비상대책위원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결의대회에서 비대위는 "약사법령의 정신에 입각해 한약사시험 응시자를 한약학과 졸업자로 즉각 제한하라"고 정부측에 강력 요구했다.

비대위는 이날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유급과 계절학기 등을 동원하여 편법적 방법으로 과목만을 이수한 양약학 전공자는 한약사시험 응시자격이 없음을 즉각 확인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약대내 한약학과 설치와 관련 "법령에 근거조차 없이 한약에 대한 기본교육부터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한약학과가 한약전문인력 양성학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한약학 대학으로 승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이와함께 "정부는 수천년간 계승 발전되어 온 한의약의 전문성을 확인하고 한의약법 제정을 즉각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비상대책위원들은 한약사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숫자싸움에 연연하고 있다며 약사가 한약 취급을 못하도록 원칙적이고 강력한 투쟁을 주문했다.

한의협 최한영 회장은 이에 대해 "약사의 한약조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개정 약사법의 입법정신 준수를 큰 기둥으로 하라는 뜻으로 알고 이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혀, 투쟁의 강도를 높일 것임을 시사했다.

한의계는 이날 결의대회 이외에도 부산지역이 12·15일 부산역과 시청앞에서 1·2차 궐기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지역별 총회 및 결의대회를 통해 국시원과 보건복지부를 압박할 예정이다.

한편 국시원은 가접수처리된 1,411명에 대한 응시자격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내주초 심사위원을 확정, 본격적인 검토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