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장 선거를 간선제로 하면 후보자들이 쓰는 선거비용 중 절반 이상은 대의원들 접대에 쓰일 겁니다."

이는 대한약사회장 선출 방식에 있어 간선제와 직선제 모두를 지켜본 전 서울시약사회 문재빈 회장의 말이다.

그는 최근 직선제 수호에 대한 목소리를 공식적으로 내면서 간선제 폐해에 대한 강도 높은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그는 "간선제 하에서 선거운동이란게 별 것 없다"며 "학교별로, 또 지역별로 대의원들 모이게 한 뒤에 밥 사주고 술 사주면서 내 편을 확실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 과정에서 비공식적인 촌지 수수도 숱하게 이뤄진다"며 "더 솔직히 간선제에서는 후보들이 대의원들에게 누가 더 접대를 잘 했느냐에 당선 결과 추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각 후보자들이 부담하는 간선제 선거비용의 절반 이상은 대의원들 접대에 들어간다"면서 "때문에 돈 안드는 직선제를 연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안한 돈 안드는 직선제는 각 지역 연수교육을 100% 활용해 선거운동의 장으로 만들자는 것.

후보 개개인이 전국 약국을 돌아다니며 회원을 만나는 선거운동 형식을 탈피하고, 각 시도약사회 주관하에 연수교육을 열어 그 자리에 후보들이 함께 참여해 정책토론을 하고 회원의 뜻을 묻자는 것이다.

문 회장은 "한약사회장 직선제 선거에 출마할 당시, 솔직히 돈이 많이 들었다"며 "간선제·직선제 논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돈 안들고 투명한 직선제 선거 방식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재빈 회장은 자신의 이같은 강도 높은 발언 하나하나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17일 진행된 서울시약사회 초도이사회 석상에서 "요즘 민감한 시점이라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주위에서 '쇼'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무슨 뜻(약사회장 출마)이 있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이같은 행보를 보이기 전 '불출마 선언'부터 할 의향은 없냐는 데일리팜의 질문에는 권태정 의장의 입을 빌려, "불출마 선언은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해 추후 보궐선거 출마 여부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