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대출과 부동산 사기 등에 휘말려 하루 아침에 신용불량자가 된 한 노약사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약사사회의 관심과 배려를 호소하고 나섰다.

올해 64세인 약사 Y씨는 2일 데일리팜 제보를 통해 신용불량자가 된 경위에서부터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Y약사에 따르면, 그는 10여년 전 개인 약국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자금과 대출금을 합쳐 부동산 사업에 손을 댔다가 중개업자의 사기로 하루아침에 거리에 나 앉아야 하는 처기가 됐다.

당시에는 약사면허만 있으면 보증인 없이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다 쓴 것이 화근이 됐다. 또, 약국을 운영하면서 지게된 제약 채무도 Y약사의 목을 죄고 있다.

단번에 신용불량자가 된 Y약사는 월 평균 200만원의 급여를 받고 지방의 약국을 전전긍긍하며 근무약사로 일해 왔지만 최근에는 약국장으로부터 해고돼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문제는 약국 근무자가 가입해야 할 4대 보험이었다. 가입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일단 가입하고 나면 곧바로 금융권 등에서 급여 압류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 부담을 느낀 약국장들이 퇴사를 종용해 Y약사는 길어봐야 한 두달 약국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일을 마쳐야 했다.

Y약사는 데일리팜과의 전화통화에서 서글프고 답답한 생각에 꼭 죽고만 싶은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 1월 마지막 약국 근무를 기점으로 주민등록도 말소가 된 상태라 더이상 약국 취업도 사실상 어렵다고 했다.

하나뿐인 아들에게도 죄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어렵게 취업해 살길을 찾고 있는 아들의 미래를 자신이 막고 있다는 죄책감이 가슴 한켠을 짓누르고 있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크게 한숨을 내쉬는 Y약사.

그는 "나 혼자서 감당하기에 너무 큰 짐이라 이같은 처지를 토로하게 됐다"면서 "그래도 목숨이 붙어 있으니 살아가야하는 것 아니겠냐"며 약사사회의 관심과 배려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 진윤희 홍보팀장은 "신용불량 여부가 약국 취업에 문제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법적으로 파산자가 면허결격 사유가 될 수 없는 만큼 회생을 위한 적절한 절차를 밟아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