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의원이죠? 심사평가원인데, 제약사 의약품 리베이트 건이 접수돼 확인하겠습니다."

오늘(4일) 오후 4시경 김해시 소재 한 의원에 난데없는 리베이트 혐의 조사 통보 공문서가 날아왔다.

조사 주체는 심사평가원으로, 공문서에는 해당 의원에 대한 의약품 리베이트 신고(고발)를 접수받아 확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문서에는 "2008~2014년까지 특정 제약 제품을 과다처방해 심평원 자료와 신고접수 자료 대조 작업 중이며, 의견 진술 시 참조하시기 바란다"며 특정 제약사와 리베이트 조사 기간까지 자세히 언급돼 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사기였다.

공문을 받고 놀란 해당 의원은 심평원에 즉각 확인했고, 기관을 사칭한 사기라는 것을 알게 됐다.

실제로 이 공문을 살펴보면 문서 형식과 로고, CI, 서체, 부산지원 주소 등이 정확하게 기재돼 있지만 자세히 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다.

리베이트 현지조사와 관련된 자료 대조는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가 맡아 수행하는데, 발신 부서는 심평원 자원평가부로 돼 있다. 업무와 관련해서도, 지원이 관할 지역 요양기관 현황 관리를 하지만 자원평가부는 심평원 본원에 있다.

게다가 의약품 리베이트 현지조사는 의료법과 약사법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하는 행정조사로, 심평원은 현지조사를 의뢰해 명령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공문을 남발할 수 없다.

현재 심평원은 전국적으로 기관 사칭 리베이트 조사 사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요양기관에 알리고, 법무지원실에 요청해 검찰 수사의뢰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심평원 업무 분장에 대해 잘 모르는 일선 요양기관에 공문서까지 위조한 행태가 '자격 도용 공문서 작성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추가 사기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제보가 필요하다.

심평원 정보센터는 "심평원이 리베이트 협조 공문을 발송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며 "아직 제보 받은 건이 1건 뿐이기 때문에 수사의뢰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