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보도에 의하면 국내 초대형 유통망을 거느린 신세계 그룹이 경기도 하남에 대규모 복합쇼핑몰 매장을 열면서 정용진 그룹부회장의 말을 빌어 영국 드럭스토어(drug store) 업계 1위 브랜드 ‘부츠’(boots) 1호점을 상반기께 유치한다고 발표했다.

대한약사회는 이 매머드급 드럭스토어의 국내시장 진입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신세계 산하 대형마트 매장에 약국이 들어선 경우는 있지만 이는 체인형 드럭스토어가 아닌, 약사 개인 차원의 입점이다. 그러나 부츠의 경우는 차원이 다르다. 어떤 형태로든 이것은 ‘대기업 영리법인 약국’의 성격을 띠고 국내 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이 틀림없다. 나아가 국내 법인약국의 형태를 규정 지을 하나의 롤 모델이 될 것 역시 뻔한 사실이나 다름없다.

특히 현 정부가 추진하려는 서비스 시장 개방을 향한 어리석은 열망의 씨앗이 이 부츠에서 움틀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부츠’의 드럭스토어는 불과 수년전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에서도 유치하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지만, 약사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좌절된 바 있다.

대한약사회는 신세계 그룹을 향해 서민건강의 최후 파수꾼인 동네약국의 보건망을 훼손하거나 그 영역을 침범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

신세계 그룹의 복합쇼핑몰은 대규모의 아파트지구를 배경으로 한 상권을 겨냥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지구는 많은 서민들의 아픔과 눈물을 담보로 건설된 신도시이다.
경기 하남과 강동 송파 지역 접경을 잇는 숱한 골목상권을 유린하는데 앞장서는 것도 모자라 이들 지역의 건강권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또 다른 서민의 보루인 동네약국을 궤멸시킬 공룡이나 마찬가지인 ‘부츠’와 같은 대형 드럭스토어를 개설한다면 이 지역 주민들의 원성은 하늘을 덮고도 남음이 있을 줄로 안다.

‘부츠’의 대한민국 전초기지를 세우는데 신세계가 앞장 서는 꼴이 될 드럭스토어를 유치하려 든다면 대한약사회는 지역주민과 더불어 스타필드에 대한 불매운동을 항구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동시에 나아가 신세계 그룹 산하 전체 유통망에 대한 가차 없는 투쟁을 펼쳐 나갈 것임을 선언하고자 한다.

2016년 9월 12일
대한약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