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방법 번거롭고 혜택 적어 소비자 유인책 발굴해야"
스마트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간편결제 시스템 '카카오페이'의 약국 사용량이 희박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결제 다양성 차원에서 카카오페이를 도입하는 약국이 늘었지만, 정작 결제 시 카카오페이를 쓰는 환자·고객은 아직까지 드물다는 게 약사들의 지적이다.
특히 약사들은 추후 카카오페이가 소비자 사용을 끌어낼 유인책 없이 약국 등에 사용료를 요청할 경우 도입을 해지할 가능성도 클 것으로 전망 중이다.
14일 서울 보광동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ㄱ약사는 "일찌감치 카카오페이를 역국 설치하고 홍보 스티커와 팝업을 약국 입구, 포스기에 배치했지만 일평균 결제 고객은 5명이 채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스마트페이' 시스템으로 분류된다. 간편결제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현재 카카오페이는 약국 등 소상공인에 무료로 신청을 받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 결제 대비 수수료가 없는 계좌이체 서비스를 강점으로 카카오페이 QR결제를 어필 중이다.
다만 대표적 스마트페이인 '네이버페이'나 '삼성페이'가 신용카드 거래를 기본으로 현금(계좌)거래, 휴대전화 소액결제 등 결제 다양성을 갖춘 것과 비교해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뱅크 등을 활용한 계좌이체 즉시결제만을 지원하는 상황이다.
약국 약사들은 수수료가 없고 환자·고객의 결제 편리성을 높일 수 있다는 면에서 카카오페이를 설치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 실제 카카오페이는 QR결제를 신청한 약국 수가 지난 6월 대비 현재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국에서 카카오페이를 활용해 의약품을 구매하는 케이스는 드물다는 게 약사들의 설명이다. 약사들은 환자·소비자가 카카오페이 결제 시 현금·신용카드와 비교해 장점이 없는 점이 저조한 사용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시간 계좌이체 방식으로 결제되는 카카오페이는 고액 결제 시 할부 거래가 불가능하고 카드사 포인트 등 추가 이익이 없어 소비자가 굳이 혜택을 포기하고 카카오페이를 사용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5만원 이하 비교적 소액의 경우에만 카카오페이 약국 결제되고 그 이상 고액은 카드 할부 결제되는 게 보편적이라고 했다.
또 카카오페이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할줄 알아야 사용가능한 점도 약국에서 카카오페이가 정착하기 어려운 점 중 하나로 꼽혔다.
10대~40대 연령대 소비자들은 카카오페이에 비교적 익숙하지만 50대~80대 고객들이 카카오페이를 사용할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는 설명이다.
A약사는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 약국 내 카카오페이를 쓸 만한 메리트가 적다"며 "할부도 안 되고 포인트도 안 쌓인다. 신용카드나 지폐를 꺼내 바로 결제하는데 익숙한 소비자들이 굳이 혜택이 없는 카카오페이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A약사는 "사실 하루에 한 명도 이용하지 않는 날도 많다. 소액결제 시 카카오페이로 간편결제하는 경우는 간혹 있다. 그마저도 드물다"며 "사용 연령층은 10대~20대가 많은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경기지역 B약사도 "카카오페이는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로 통장에서 바로 결제금이 빠진다"며 "도입한지 3개월째지만 소비자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만약 사용료가 부과된다면 상황에 따라 도입을 해지할 의사도 있다"고 했다.
B약사는 "삼성페이도 약국 정착에 2년 넘게 걸렸다. 젊은 층에 이어 최근 노년층 사용률도 늘었다"라며 "카카오페이는 모바일을 켜고, 앱을 실행한 뒤 결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소비자 유인책을 마련해야 사용량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junghwanss@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