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토픽] 바이오젠 1Q 실적...삼성 바이오시밀러 3종 유럽매출 2000억 합작
로슈 1Q 실적...오리지널의약품 2종 매출 4.7억프랑...전년비 40% 하락
▲(왼쪽부터) 허쥬마, 베네팔리, 임랄디 제품사진
국내 개발 바이오시밀러 공세에 유럽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급변하는 양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3종은 유럽 분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매출 8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다국적 제약사 로슈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여파로 유럽 매출이 급감했다. 암과 자가면역질환에 처방되는 오리지널품목 2종의 분기매출이 40%가량 줄었다.
◆'임랄디' 분기매출 400억 돌파...3종 매출 2000억
24일(현지시각) 바이오젠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베네팔리와 플릭사비, 임랄디 3종은 1분기 유럽 매출 1억7440만달러(약 2007억원)를 합작했다. 베네팔리와 플릭사비 2종이 출시됐던 전년동기 대비 36.8% 증가한 액수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대주주로 유럽 현지에서 바이오시밀러 유통과 판매를 맡는다.
작년 10월 출사표를 던진 '임랄디'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1분기 '임랄디'의 유럽 매출은 3570만달러(약 411억원)다. 발매 2분기만에 3년차를 맞는 '플릭사비' 매출 2배를 뛰어넘었다.
임랄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항체의약품 '휴미라(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이다. 휴미라의 글로벌 매출액은 20조원에 달한다. 그 중 유럽 시장은 5조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3종의 유럽 분기매출 추이(단위: 백만달러, 자료: 바이오젠)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젠은 작년 10월 휴미라의 유럽 물질특허 만료시기에 맞춰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에 임랄디를 순차 출시했다. 동시 출시된 암젠의 '암제비타', 산도스의 '하이리모즈', 마일란·후지필름쿄와기린의 '훌리오' 등 바이오시밀러 3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 쌓아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판매 노하우와 공급망을 토대로 경쟁 초반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맵)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도 자체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플릭사비의 1분기 유럽 매출은 1470만달러(약 169억원)로 집계된다. 전년동기 대비 122.7% 증가했다. 다만 성장세는 다소 둔화하는 양상이다. 플릭사비는 베네팔리와 달리 시장진입 시기가 늦어지면서 시장침투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미케이드 시장은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유럽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로 출시되면서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바이오젠의 2019년 1분기 실적발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진출 첫 번째 품목인 '베네팔리'는 분기매출이 하락했다. 베네팔리는 엔브렐(에타너셉트) 바이오시밀러다. 1분기 매출은 1억2400만달러(약 1427억원)로 집계된다. 전년동기 대비 2.4% 올랐지만, 직전분기보다는 1.0% 하락했다.
베네팔리는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분기매출 상승을 멈췄다. 3분기 이후 매출이 반등하면서 2분기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했지만, 또다시 분기매출 하락을 경험했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3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1%로 여전히 가장 높다.
콘퍼런스콜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맡은 제프리 카펠로 바이오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럽에서 14만5000명의 환자가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를 투여받고 있다. 2019년 한해동안 18억유로(약 2조3218억원)의 재정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로슈 '리툭산·허셉틴' 유럽 매출 '뚝'...'트룩시마·온트루잔트' 출시 여파
다국적 제약사 로슈는 국산 바이오시밀러 공세로 수세에 몰린 대표 기업이다. 로슈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2종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를 첫 번째 경쟁상대로 맞아들였다.
17일(현지시간) 로슈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1분기 제약사업부 유럽 지역 매출이 21억100만스위스프랑(약 2조374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 감소했다.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리툭시맙)'의 1분기 유럽 매출은 1억7100만프랑(약 192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 줄었다. 2017년 4월 셀트리온의 '트룩시마'가 유럽 시장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로 출시된 이후 매출규모가 급감하는 추세다. 바이오시밀러 제형이 미출시된 미국에서 리툭산 매출이 성장세를 유지 중인 것과 대비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트룩시마는 발매 1년 만에 리툭산 시장의 36%를 점유했다(아이큐비아 기준). 램시마를 통해 6년 넘게 쌓아온 판매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급속한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능했다는 진단이다.
▲로슈의 2019년 1분기 실적발표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은 유럽 분기매출이 반토막 났다. 허셉틴의 1분기 유럽 매출은 전년대비 44% 감소한 3억프랑(약 3378억원)이다. 허셉틴은 지난해 3월 출시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를 시작으로 셀트리온의 '허쥬마', 암젠의 '칸진티', 화이자의 '트라지메라' 등 경쟁품목이 늘어나면서 매출 직격탄을 맞았다.
로슈의 세버린 슈완(Severin Schwan) 최고경영자(CEO)는 "허셉틴과 리툭산이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직면하면서 유럽 매출이 6% 줄었다. 오크레부스, 퍼제타, 티쎈트릭, 알레쎈자, 헴리브라 등 신제품의 실적호조로 매출감소를 상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허셉틴은 오는 6월 미국에서도 물질특허가 만료된다. 마일란·바이오콘의 '오기브리'와 셀트리온의 '허쥬마'가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로슈와 라이센스 제휴 계약을 체결하면서 발매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계약조건상 구체적인 발매시기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는 FDA 허가를 받았지만, 특허분쟁을 진행 중이다.
안경진 기자(kjan@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