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처방약 시장 결산] ① 품목별 누계처방액
리피토, 10년연속 처방액 순위 2위 이내 포진
'바라크루드' 10년 처방액 1조2301억원...최장 5년간 선두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지난 10년간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가 가장 많은 외래처방액을 기록했다. 리피토는 2010년부터 총 1조3196억원어치 처방됐다. 2009년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약물의 집단공세에도 단 한번도 처방액 순위 2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건재를 과시했다.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평균 1000억원 이상의 처방액을 냈고 가장 오랫동안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와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는 2010년대 들어 8000억원 이상의 누계 처방실적을 냈다.
▲2010-2019년 누계처방액 기준 상위 10개 품목 현황(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10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화이자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성분명 아토르바스타틴)는 2010~2019년 누계처방액 1조3196억원을 기록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1999년 리피토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발매 20년이 지나는 동안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에는 130여 개의 제네릭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리피토10mg의 보험약가는 2007년 1241원에서 644원으로 반토막났다. 그럼에도 리피토의 외래처방액은 2010년 983억원보다 8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전체 처방의약품 순위가 단 한번도 2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한국화이자제약은 한국인 대상의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사회공헌 활동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처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었다는 자체 진단을 내놓는다. 오랜 기간 협력관계를 구축해 온 제일약품과의 공동판매도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010-2019년 누계처방액 기준 상위 3개 제품의 연도별 외래처방실적 추이(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BMS의 바라크루드는 지난 10년간 1조2301억원의 누계처방액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000억원 이상의 처방실적을 냈다는 의미다. 10년 동안 1조원대 처방액을 기록한 제품은 리피토와 바라크루드 2개 뿐이다.
바라크루드는 외래처방액이 2010년 888억원에서 2014년 1931억원까지 치솟으면서 2010년대 들어 가장 오랜 기간 처방액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경쟁약물 등쟁과 제네릭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 진입 여파로 2019년 714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전성기대비 외래처방액이 63% 줄었다.
경쟁약물인 비리어드는 지난 10년간 외래에서 8471억원어치 처방되면서 누계처방액 기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 국내 시장에 등장한 비리어드는 2017년 1660억원의 처방실적을 내면서 반짝 선두에 등극했지만 지난해 1068억원까지 떨어졌다. 제네릭 진입 이후 약가인하로 처방의약품 시장 영향력이 급격히 급감했다.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는 리피토와 함께 2010년대 처방의약품 시장을 주름잡았지만,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 진입 여파로 부침을 겪었다.
2010년대 10년 동안 처방액 선두 자리는 리피토, 바라크루드, 비리어드 등 3개 품목에만 허용했다.
2010년 리피토가 전체 1위를 차지한 이후 바라크루드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선두를 유지했다. 2016년에는 리피토가 6년만에 1위를 탈환했지만 2017년 비리어드에 선두자리를 내줬다. 이후 약가인하와 제네릭 공세로 비리어드 처방실적이 주춤한 틈을 타 2018년 리피토가 또다시 선두 자리에 복귀하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는 지난 10년간 8033억원의 누계처방액을 기록했다. 사노피의 항혈전제 '플라빅스'는 2010년 이후 7219억원의 누계처방실적을 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 복합제 '트윈스타'(성분명 텔미사르탄/암로디핀)는 지난 10년간 7118억원어치 처방됐다.
고혈압복합제 엑스포지와 아모잘탄,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하루날 등이 지난 10년 동안 가장 많은 처방금액을 기록한 상위 10개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0년간 주요 제품의 처방액 추이를 보면 특허만료 의약품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특허만료의약품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들은 국내 제약사들과 공동판매 계약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시장방어 전략을 펼쳤다.
크레스토의 외래처방액은 2010년 668억원에서 2014년 1008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2018년 741억원, 2019년 840억원으로 2년 연속 상승흐름을 지속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16년부터 대웅제약과 '크레스토' 공동판매에 나선 바 있다.
플라빅스의 지난해 처방실적은 전년보다 17.3% 증가한 889억원이다. 2010년 958억원에서 2013년 464억원까지 고꾸라졌지만 이듬해 600억원대를 회복했고, 5년새 48.2% 상승했다. 지난 2017년 동화약품과 공동판매를 시작한지 2년만에 처방실적이 28.1% 뛰어오르면서 제네릭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트윈스타는 지난 2013년 특허만료 이후 100여 개가 넘는 제네릭 제품이 쏟아졌지만 처방실적에 큰 변화가 없었다. 2016년 977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2017년 812억원, 2018년 803억원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847억원으로 반등했다. 트윈스타는 유한양행이 공동판매 중이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리피토, 바라크루드, 비리어드, 알비스, 스티렌, 헵세라 제품사진
2010년과 2019년 처방액 상위 제품들도 큰 변화가 있었다. .
2010년 883억원의 처방액으로 전체 4위에 올랐던 동아에스티의 위염치료제 '스티렌'은 2019년 상위권에서 사라졌다. 천연물의약품 스티렌은 2011년 처방액이 903억원까지 뛰었지만, 후발의약품과 제네릭 등장 이후 시장입지가 크게 위축됐다. 2017년 '위염 예방'에 대한 급여가 삭제되고 보험약가마저 반토막 나면서 처방실적이 100억원 밑으로 고꾸라진 상황이다. 지난해 외래처방액은 93억원으로 2010년대비 약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종근당의 고혈압치료제 딜라트렌, 화이자의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 대웅제약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MSD의 천식치료제 싱귤레어 등 2019년 상위권에서 사라졌다.
반면 비리어드를 포함해 대웅바이오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타민,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 한미약품의 고지혈증복합제 로수젯, 에자이의 뇌기능개선제 아리셉트, 한미약품의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 등은 새롭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10년과 2019년 외래처방액 상위 10개 제품(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안경진 기자(kjan@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