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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고 사업' 전력투구 에스티팜 "본게임은 이제부터"
기사입력 : 20.10.29 06: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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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인터뷰]  최석우 에스티팜 사업개발실장

"수요 더 커진다" 3차 공장증설 계획…글로벌 3위서 1위로 성큼

작년부터 원료 수주…3분기까지 누적 1500억원 규모 계약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동아쏘시오홀딩스 그룹에서 원료의약품 생산을 담당하는 에스티팜이 최근 '올리고 사업'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매우 공격적으로 생산설비를 늘리는 모습이다. 1차 증설이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3차 증설 계획까지 나왔다. 증설이 완료되면 올리고 원료약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차세대 의약품으로 꼽히는 '올리고 신약'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로부터 수요가 쏟아지고 있다. 에스티팜은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제약사 10곳과 누적 1500억원 규모의 올리고 원료약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리고 사업은 침체를 겪던 에스티팜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에스티팜은 주력생산 품목이었던 C형간염치료제 원료약의 수요 감소로 최근 몇 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2017년 2028억원이던 회사 매출이 지난해 933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리고 원료약 사업은 실적악화를 개선하는 구원투수가 될 전망이다.

에스티팜에서 올리고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최석우 사업개발실장(상무)을 만났다. 그에게 공격적으로 케파를 늘리는 이유와 향후계획을 물었다. 최석우 상무(52)는 "약 20년 전부터 올리고 사업을 준비한 결과가 최근에 빛을 내고 있다"며 "본 게임이 이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올리고 신약이 뭐기에? 글로벌제약사 앞 다퉈 '개발러시'

올리고의 정확한 이름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다. 차세대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독특한 기전 때문이다. 기존의 화학합성의약품·바이오의약품은 타깃이 단백질이다. 반면 올리고 치료제는 유전물질인 DNA·RNA에 직접 결합한다. 이를 통해 병리적인 유전정보를 차단한다. 이런 이유로 한 번에 병을 완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바이오젠의 '스핀라자'가 대표적이다. 한 번의 투여로 척수성근위축증이 치료된다. 올리고에 대한 가능성은 약 30년 전부터 부침을 거듭해왔다. 병을 한 번에 완치한다는 개념 자체는 매력적이었지만 의약품으로 개발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였다. 그러나 스핀라자의 개발 성공 이후 글로벌제약사들이 본격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에스티팜이 적극적으로 생산설비를 늘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석우 상무는 "전 세계에서 올리고 신약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다보니, 현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희귀질환에서 만성질환으로…"본 게임이 시작된다"

특히 올 연말에는 올리고 신약의 주가가 크게 뛸 것으로 예상된다. 노바티스가 개발 중인 고지혈증 치료제 '인클리시란'이 그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예상이다. 인크리시란은 올리고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만성질환 치료제다. 지금까지 올리고 치료제는 희귀질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인클리시란을 시작으로 만성질환 분야에도 올리고 치료제가 쏟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최석우 상무는 이를 두고 "드디어 본 게임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올 연말에 미국·유럽에서 인크리시란이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지혈증 외에 B형간염·심혈관질환 등 올리고 기반 만성질환 치료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기존의 희귀질환 분야에 대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후기임상(임상2·3상) 중인 올리고 신약만 200여개에 이른다.

노바티스뿐 아니라 GSK, 존슨앤드존슨,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제약사 대부분이 올리고 치료제를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있다. 인크리시란 출시 이후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최 상무는 "에스티팜의 역할이 더 커진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20년의 기다림…이젠 글로벌 톱3에서 '톱1'으로

약 20여년 전부터 올리고 생산을 대비했다는 것이 최석우 상무의 설명이다. 시작은 우연한 계기였다. 최 상무는 "1997년으로 기억한다. 아이시스(현 아이오니스, 스핀라자 원 개발업체)라는 업체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로부터 앞으로 올리고 치료제가 급부상할 것이란 말을 들었다"고 떠올렸다. 마침 신사업을 구상하고 있을 때였다.

잠재력도 있었다. 에스티팜은 올리고 원료약 생산을 위한 기반기술 중 일부를 보유하고 있었다. 올리고 원료약은 A(아데닌)·C(사이토신)·G(구아닌)·T(티민)로 이름 붙은 DNA 염기 네 가지를 다양하게 조합해서 만든다. 당시 에스티팜은 A·C·G·T 중에 T를 기반으로 한 원료약을 생산했다. 에이즈치료제 중간체인 사이미딘(Thymidine)과 에이즈치료제 지도부딘(Zidovudine)이다. 매년 GSK에 50톤 규모로 공급했다.

최석우 상무는 "T를 만드는 기술이 있었다곤 하지만, 올리고 원료약을 만드는 기술과는 차이가 컸다. T뿐 아니라 A·C·G도 만들어야 했고 두 번에 걸쳐 모양을 바꾼 뒤 각각을 이어붙여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쉽지 않았다. 약 7년에 걸쳐 연구한 끝에 비로소 결과물을 얻었다. 대량생산 설비까지 갖추게 된 것은 2007년이었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최초였다. 일본도 당시엔 이 기술이 없었다.



기술 개발보다 어려웠던 것은 마케팅이었다. 글로벌제약사들은 에스티팜을 외면했다. 최석우 상무는 "한국을 알리는 데 오히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첫 레퍼런스를 만드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다 5년 전부터는 글로벌 수요가 늘면서 하나둘씩 우리를 찾기 시작했다. 현재는 글로벌 탑10 제약사 중 8곳에 올리고 원료를 공급한다"며 "이젠 입장이 역전돼 우리가 해당 업체를 튕길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올리고 원료 생산규모로 가장 큰 곳은 '니토덴코아베시아'다. 기존에 올리고 원료를 생산하던 아베시아를 일본계 화학기업인 니토덴코가 2011년 인수했다. 이 곳의 연간 최대생산량은 1.4톤에 달한다. 두 번째로 큰 곳은 미국의 '애질런트'다. 현재 생산량은 1톤규모인데, 2022년까지 2톤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 시점에서 에스티팜은 글로벌 3위다. 설비증설이 마무리되면 생산규모 2위에 오를 수 있다. 3차 증설을 통해 1위도 넘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석우 상무는 "점유율로 보면 글로벌 공급의 20%가량을 에스티팜이 담당하고 있다. 설비증설이 마무리되는 2024년까지 30~4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회사가 어려웠다. 올리고 사업에 회사가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김진구 기자(kjg@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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