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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으로 '장기 처방약' 안먹은 환자, 왜 그럴까
기사입력 : 21.01.11 0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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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베이스 연구소 ‘만성질환자 복약 비 이행·요인’ 분석

고혈압·관절병증 환자 대상…질환별 비 이행 이유 달라

연구진 “복약 비 이행 이유에 따른 중재 방법 달리해야”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특정 질환에 한해 실수로 장기 처방된 약을 먹지 않는 환자보다 일부러 약을 복용하지 않는 환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발행된 대한약학회지 제64권 제6호에는 휴베이스 기업부설연구소 소속 김민영, 최현규 약사, 유효선, 모연화 약사의 ‘의료 패널 데이터를 이용한 만성 질환자의 의도적, 비의도적 복약 비 이행 및 영향 요인 분석-고혈압, 관절병증 중심으로’ 논문이 실렸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약사들은 환자의 복약 이행도를 높이기 위해선 각 질환별로 복용하지 않는 이유와 유형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약의 전문가들의 적절한 중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약사들은 한국의료패널 연간데이터를 이용해 만성질환자의 의도적 복약 비 이행과 비의도적 복약 비 이행의 비율과 관련 요인을 도출하고자 했으며, 관련 질병군은 고혈압, 관절병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먼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만성질환자 복약 이행률은 평균 50%로, 질환 별로 차이가 있으며 항우울제는 40~70%, 천식은 43%, 에이즈 치료제는 37~83%로 보고되고 있다.

약사들은 복약 이행의 경우 질환의 직접적 치료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의 합병증 예방, 의료비용 감소와도 관계가 있어 지난 반 세기 동안 약업계의 중요한 연구 주제가 돼 왔다고 강조했다.

실제 꾸준한 약물 복용을 필요로 하는 만성질환자의 복약 비 이행률은 단기간 약을 복용하는 환자보다 높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만성질환자의 복약 비 이행은 합병증 위험과 입원, 사망의 위험을 높이는 동시에 의료비 상승 결과를 초래한다는 분석이다.

복약 비 이행의 경우 약물 복용 주체 의도에 따라 ‘의도적’과 ‘비의도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의도적 복약 비 이행은 환자가 의식적으로 약을 중단하거나 줄여 복용하는 것을 말하고 이 과정은 약 복용자의 주체적 결정을 통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반면 비의도적 복약 비 이행은 환자의 주의 부족이나 약 복용을 잊어 의도치 않게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약사들이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기준 고혈압 환자 3636명 중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3448명(94.83%)이며, 이 중 복약 이행은 95.24%, 비 이행은 4.76%였다. 복약 비 이행 중 의도적 복약 비 이행은 35.98%, 비의도적 복약 비 이행은 60.98%로 비의도적 복약 비 이행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절병증의 경우 환자 3196명 중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1988명(62.2%)이며, 이 중에서 복약 이행은 79.38%, 복약 비 이행은 20.62%였다. 복약 비 이행 중 의도적인 것은 95.85%, 비의도적은 3.9%로 의도적 복약 비 이행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약사들은 고혈압 환자의 복약 비 이행 이유로는 약물 복용을 잊은 경우가 61%로 가장 많았고, 증상이 완화되거나 나아서(23.3%), 약을 자꾸 먹으면 몸에 나쁠까봐(9.1%)가 그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관절병증 환자의 복약 비 이행 이유로는 ‘증상이 사라져서’가 69%로 가장 많았으며, 약을 자꾸 먹으면 몸에 나쁠까봐(12.4%), 효과가 별로 없어서(12%) 순이었다. 다시 말해 실수가 아닌 일부러 약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이 더 높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약사들은 환자의 복약 비 이행 특성에 따라 질환별로 복약 비 이행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다르게 계획,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비 이행 이유로 약물 복용을 잊었다는 답이 가장 많았던 만큼 환자에게 약물 복용을 상기시키기 위한 노력이나 약물 복용을 습관화할 수 있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의도적 약물 비 이행 비율이 높은 관절병증 환자에게는 증상이 사라져도 약물 복용을 해야 하는 당위성, 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약사들의 주장이다.

약사들은 “의도적 복약 비 이행과 비의도적 복약 비 이행을 일으키는 요인은 서로 다르고 복약 비 이행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다를 수 밖에 없다”면서 “고혈압 환자에서 의도적 복약 비 이행률은 진단시기, 월평균 약값에 따라 차이를 보였고, 관절병증 환자에서는 앓고 있는 만성질환 수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는 의사, 약사 등 약물 전문가들의 중재 역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효과적인 복약 비 이행 개선을 위한 중재 방법 개발을 위해 관련 요인을 구체적으로 탐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bob83@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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