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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젯' 후발약 약가선점 현실화...계단형 제도의 폐해
기사입력 : 21.01.13 06: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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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토픽] 후발 제네릭 제품 약가제도 개편으로 약가 폭락 가능성

종근당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 22개 허가...약가선점 유력

업계 "최고가 요건 갖추고도 약가 추락...제도 개선 필요"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로 구성된 고지혈증복합제 제네릭 제품들이 무더기로 허가받았다. 종근당이 개발한 개량신약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이 20개 이상 진입하면서 후발 제네릭 제품은 계단형 약가제도 적용으로 약가가 크게 낮아지는 상황이 예고됐다.

정부의 개편 약가제도로 최고가 요건을 갖춘 제네릭이 약가가 떨어지는 기현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이 고의적으로 약가를 낮게 받아 후발 제네릭의 진입을 봉쇄하는 ‘약가 알박기’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제약사 22곳,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 허가...약가선점 유력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8일 제약사 22곳이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을 결합한 복합제를 일제히 허가받았다. 종근당이 임상시험을 거쳐 지난해 10월 허가받은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이다. 위임제네릭(Authorized Generic)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포장만 바꾼 제네릭 제품을 말한다.

SK케미칼, 경보제약, 국제약품, 동구바이오제약, 동국제약, 보령제약, 삼진제약, 삼천당제약, 셀트리온제약, 안국약품, 알리코제약, 알보젠코리아, 에이치케이이노엔, 우리들제약, 유영제약, 유유제약, 이연제약, 진양제약, 하나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국프라임제약, 한국휴텍스제약 등이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을 허가받았다.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은 현재 허가를 준비 중인 아토젯 제네릭 제품들보다 먼저 약가를 선점하는 기회를 확보했다.

현재 아토르바스타틴·에지티미브 복합제 중 약제급여목록에는 아토젯 1개 제품만 등재됐다. 이르면 내달께 리피로우젯의 등재가 예상되는데 아토젯과 같은 최고가를 받을 전망이다.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 22개 제품은 동일성분 최고가의 85%까지 받을 수 있다. 제네릭 제품의 최고가 요건인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직접 실시’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에 따라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DMF)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할 수 있다. 1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10/10mg의 경우 아토젯이 1037원의 상한가로 등재됐다. 약가 산정방식대로라면 리피로우젯도 아토젯과 동일한 1037원의 상한가로 등재될 가능성이 크다.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은 1037원의 85%인 881원까지 받을 수 있다.

◆제약사 20여곳 아토젯 제네릭 개발 중...계단형 적용으로 약가추락 예고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이 20개 이상 등재되면서 이후에 진입하는 동일 성분 제네릭은 약가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 불가피해졌다.

개편 약가제도에는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게 되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담겼다. 예를 들어 30개 제품이 등재된 A성분 의약품 중 최저가가 100원일 경우 31번째 진입하는 동일 성분 제네릭의 보험상한가는 85원을 넘을 수 없다는 의미다.

계단형 약가제도의 세부 규정을 보면 기존에 등재된 동일 약물이 20개가 넘으면 최고가 요건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 또는 ‘종전 최저가의 85%’ 중 더 낮은 약가를 받는다. 이 경우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가 적용돼 최고가 대비 61.4%(최고가x0.85x0.85x0.85) 수준으로 낮아진다.

만약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이 모두 881원의 상한가로 등재되면 후속으로 진입하는 제네릭의 보험약가는 최고가의 61.4%인 637원을 넘을 수 없다는 얘기다.

녹십자, 다산제약, 대한뉴팜, 동광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동화약품, 마더스제약, 메디카코리아, 메디포럼제약, 셀트리온제약, 에이프로젠제약, 우리들제약, 위더스제약, 유유제약, 이니스트바이오제약, 일동제약, 제일약품, 지엘파마, 테라젠이텍스, 하나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국콜마, 한국파비스제약, 한국프라임제약, 한국휴텍스제약 등 국내사 26곳이아토젯의 제네릭 개발을 위해 생동성시험을 진행했다.



아토젯 제네릭 제품은 아토젯의 재심사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1월22일 이후에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보다 시장에 먼저 진입할 수 없는 구조다.

약가규정대로라면 이들 제네릭 제품이 등록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면 생동성시험 직접 실시 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아토젯과 같은 최고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위임제네릭 22개의 약가선점으로 계단형약가제도가 적용되면서 최고가를 받지 못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예고됐다.

여기에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 중에서 자발적으로 턱없이 낮은 약가를 받는 제품이 등장하면 아토젯 제네릭의 약가는 더욱 낮아지게 된다. 만약 A업체가 리피로우젯10/10mg의 위임제네릭을 약가를 300원으로 책정하면 아토젯 제네릭은 300원의 85%인 255원을 넘을 수 없다. 이 경우 열악한 원가구조로 인해 시장 진입을 포기하는 업체가 속출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아토젯 제네릭 업체들은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 업체 중 일부가 고의적으로 낮은 약가를 받으면서 후발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려는 ‘약가 알박기’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약가 알박기 의도가 아니더라도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약가를 크게 떨어뜨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업체는 아토젯 제네릭을 개발하고도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 판매를 선택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동구바이오제약, 셀트리온제약, 우리들제약, 유유제약, 진양제약, 하나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국프라임제약, 한국휴텍스제약 등 9개 업체는 아토젯 제네릭 개발을 위한 생동성시험을 진행하고도 종근당과 손 잡고 위임제네릭 그룹에 가세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계단형약가제도 시행으로 위임제네릭이라는 명분으로 고의적으로 후발 제네릭의 약가를 떨어뜨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라면서 "직접 제네릭을 개발하고도 남의 제품을 판매하는 이상한 현상이 펼쳐지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계단형약가제 도입시 약가선점 우려...제도 개선 요구

사실 계단형약가제도 도입 당시부터 약가알박기와 같은 부작용 우려가 제기됐다.

이미 제네릭 제품 진입 전에 위임제네릭의 무더기 등장으로 일반 제네릭 진출 이전에 동일 성분 등재 제품 20개를 채운 사례가 등장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로수바스타틴’과 ‘텔미사르탄’의 복합제는 총 20개 제품이 등재됐는데, 이중 생동성시험 수행을 통해 허가받은 제네릭 제품은 아직 없다. 오리지널 제품과 위임제네릭만으로 20개 품목이 등재됐다.

로수바스타틴·텔미사르탄 복합제 시장은 지난 2014년 유한양행이 가장 먼저 '듀오웰'을 내놓았다. 일동제약이 2015년 ‘텔로스톱’을 허가받고 발매했다. 이때 진양제약과 삼천당제약이 텔로스톱의 임상 자료를 활용한 위임제네릭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2019년 일양약품, 영진약품 등 7개사가 텔로스톱 위임제네릭을 내놓았고, 지난해 9개사가 위임제네릭을 허가받고 급여목록에 등재했다.

동일 제품 등재 제품이 20개가 되면서 후속으로 등재되는 제네릭은 계단형 약가제도를 적용받게 된다.

위더스제약, 종근당, 명문제약, 씨엠지제약,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등이 듀오웰을 대조약으로 생동성시험을 진행했고 듀오웰의 재심사기간이 만료된 작년 10월31일 이후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듀오웰 제네릭 제품들은 제네릭 최고가 요건을 갖췄는데도 첫 제네릭부터 계단형 약가제도의 적용으로 상한가가 40% 가량 떨어지는 상황이 예고됐다.

다만 로수바스타틴·텔미사르탄 복합제 시장에서 위임제네릭이 고의적으로 약가를 크게 떨어뜨리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아 약가알박기 논란은 불거지지 않았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정부는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해 계단형약가제도를 도입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난립 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약가선점을 위한 유례없는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부작용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꼬집었다.
천승현 기자(1000@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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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토젯
    아래 댓글들처럼 약가 계산식이 맞는지 궁금합니다.
    21.01.13 15:45:46
    0 수정 삭제 0 0
  • 약박사
    리피로우젯이 1037원?
    리피로우젯이 아토젯과 동일한 약가를 받을수가 있나요?
    21.01.13 14:01:04
    0 수정 삭제 0 0
  • 약가계산
    위임형 제네릭 약가 계산 방식이 맞나요?
    기자님 위임형 제네릭 약가 계산 방식이 맞는지 확인부탁드립니다.
    우선 종근당 리피로우젯이 약가등재될 때 아토젯의 약가 1037원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닐 것같은데요
    21.01.13 13:53:57
    0 수정 삭제 2 0
  • 박약사
    저가 제네릭은 약국과 협력기회가 있겟다.
    약국의 저가약 대체조제 활성화와 협력할 수 있는 정책기회가 있지 않을까
    21.01.13 12:20:03
    0 수정 삭제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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