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토픽]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성장 본격화...2025년까지 고성장세 전망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 후속 바이오시밀러 개발 속도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국내 간판 바이오시밀러 업체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차기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가면역질환과 안질환, 암 등에 처방되는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9종이 글로벌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휴미라', '엔브렐' 등 시장규모가 큰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만료가 다가오면서 여전히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이다. 미국 시장진출을 염두에 두고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뛰어드는 국내 기업들도 부쩍 늘었다.
◆셀트리온, '트룩시마·허쥬마' 앞세워 미국 공략 본격화
셀트리온은 5년 전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첫 제품인 '인플렉트라'(램시마의 미국상품명)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진출의 물꼬를 텄다. 이후 맙테라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2종을 유럽과 미국 시장에 발매하면서 바이오시밀러 3개 제품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조기발매 전략으로 일찌감치 유럽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셀트리온은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9년 다국적 제약사 테바와 손잡고 출시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와 맙테라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는 발매와 동시에 빠른 속도로 시장에 침투하면서 오리지널 제품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단계적 치료지침을 허용하고 340B 환급체계를 변경하는 등 정책기조에 변화를 주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처방 역학관계가 완전히 다른 항암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바이오시밀러가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아바스틴'과 '허셉틴', '리툭산' 등 항암제 3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등장한 이후부터 바이오시밀러의 시장침투 속도가 빨라졌다. 암젠과 화이자가 출시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2종은 12월만에 전체 시장의 42%를 점유하면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과시했다. 셀트리온 허쥬마가 진출한 허셉틴 시장의 바이오시밀러 점유율은 38%, '트룩시마'가 진출한 맙테라 시장은 20%다. 2016년 발매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인플렉트라'의 시장점유율이 여전히 10%에 미치지 못하는 것과 대비된다.
아이큐비아는 3개 성분 시장 모두 바이오시밀러 첫 제품 발매 2년 후 점유율이 50~6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보다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유럽의 바이오시밀러 채택률을 상회하리란 관측이다.
◆셀트리온, 휴미라 시밀러 유럽 허가 임박...4종 임상개발
셀트리온은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의 뒤를 이을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5종을 장착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CT-P17'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T-P16'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1' 등이다.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후속 제품 허가를 받겠다는 '2030 셀트리온그룹 비전'에 따라 후속 바이오시밀러 5종의 글로벌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셀트리온의 차기 간판제품으로 꼽히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CT-P17'는 올 상반기 유럽의약품청(EMA) 판매허가가 유력하다. 휴미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항체의약품이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약 22조원에 이르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로 꼽힌다.
유럽에서는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 암젠의 '암제비타', 산도즈의 '하이리모즈', 마일란의 '훌리오', 프레지니우스카비의 '아이다시오' 등 복수 제품이 발매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작년 12월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판매허가 권고를 받고 발매를 준비 중이다.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중 처음으로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인 고농도 제품 개발에 착수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판매허가를 받는 즉시 시장판매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 '휴미라'의 미국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신청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골다공증 환자에게 처방되는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1'의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FDA에 제출했다. 2024년 상반기 3상임상을 완료하고 '프롤리아'의 미국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2025년 2월에 맞춰 상업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CT-P41' 임상시험계획이 FDA 승인을 받으면 셀트리온은 '아바스틴', '스텔라라', '졸레어'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 4종을 글로벌 3상임상 단계에 올려놓게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시밀러 3종 3상가동...2종 출격대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에이빈시오' 등 바이오시밀러 5개 제품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FDA가 지난 2019년 11월 '에이빈시오'의 심사에 착수했고, 안질환에 처방되는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SB11'의 미국, 유럽 허가심사가 진행 중으로 연내 허가 기대감이 제기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1월부터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SB16'의 글로벌 3상임상에 착수했다. 전 세계 6개국에서 폐경 후 골다공증 환자 432명을 대상으로 'SB16'과 오리지널제품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하는 연구다. 작년 10월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SB16'의 약동력학, 안전성, 면역원성 등을 확인하는 임상1상을 개시한지 한달 여만에 실제 환자 대상의 임상3상을 동시 진행하는 '오버랩' 전략을 펼치면서 개발 속도를 높였다.
이로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16'보다 먼저 개발에 착수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SB12',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B15'까지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3종을 모두 3상임상 단계에 올려놨다. 시장규모가 큰 엔브렐과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는 지난 2019년 FDA 판매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2종 모두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미국 시장 발매가 가능해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과 암에 이어 안과질환, 희귀질환, 근골격계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처방되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연구개발 역량을 특정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바이오시밀러의 사회적 비용절감 혜택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고성장세 전망...국내 기업 속속 진입
전문가들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미국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를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2009년 BPCIA(바이오의약품가격경쟁과개혁법) 제정 이후 10년간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좀처럼 활기를 띠지 못했다.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의 바이오시밀러 허가건수는 2015년 1건, 2016년 3건, 2017년 5건 등으로 미미했다.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제품도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7건, 2019년 10건, 2020년 3건 등으로 바이오시밀러 FDA 허가건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5년간 FDA가 배출한 바이오시밀러 허가제품은 29건으로 집계된다. 그 중 그 중 7개가 국내 기업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제품이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후 미국 바이오의약품시장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14.6%로 전체 의약품시장성장률 6.1%를 크게 상회했다. 2025년까지 특허만료를 앞둔 바이오의약품 성분은 17종에 이른다. 이를 매출 규모로 환산하면 550억달러 규모다. 특히 매출 규모가 큰 휴미라와 엔브렐의 미국 특허만료를 계기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리란 전망이 나온다.
특허가 만료됐지만 바이오시밀러가 개발되지 않은 성분도 28종, 80억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지만 여전히 후발주자가 진입할 만한 여지가 남았다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최근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 선언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가 합작해 설립한 바이오의약품 전문회사 디엠바이오를 통해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디엠바이오는 지난해 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3상임상을 FDA에 신청했다. 삼천당제약은 글로벌 3상임상을 진행 중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상업화에 대비해 미국 현지법인 설립을 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에 비교적 용이한 시장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선제적으로 진출해 시장영향력을 키우면서 국내 기업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고, 여전히 성장 잠재력도 높다"라고 말했다.
안경진 기자(kjan@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