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정보연구소 "작년 4분기 상가공실률 역대 최고"
전년비 전국 공실률 12% 올라...대구·경북 등 심각
약국가 "코로나로 폐업 늘어..매약 위주 약국 피해"
▲작년 상가들이 줄폐업하며 높은 공실률을 기록했던 명동의 모습. 상가 공실률은 비수도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상가 공실에 따른 지역 상권 황폐화가 비수도권에서도 심각해지면서 특히 일반약 매출 중심의 약국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서울 명동과 가로수길, 신촌 등은 코로나를 기점으로 상권이 180도 달라졌다. 유동인구가 급감하면서 폐업 상가들이 쏟아졌고 빈 상가들이 무권리금으로 나오고 있지만 그마저도 거래가 되지 않는 실정이다.
명동은 일부 약국들이 문을 닫거나,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 매출로 인해 경영난을 토로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동인구와 경영 회복이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막막한 심정이다.
상가 공실의 문제는 비단 수도권의 문제만은 아니다. 9일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2.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간 대비 1%가 증가한 수치다.
또한 지방 도시에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북(19%)이고, 충북·전북(17%), 경남(14.7%), 강원·충남(14.2%), 전남(11.2%), 제주(6.7%) 등이었다.
이에 조현택 연구원은 "최근 온라인 쇼핑을 비롯해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며 오프라인 매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며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가 임차인의 폐점이 늘며 전국적으로 상가 공실은 2019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수도권 지역의 약국들도 공실 증가로 인한 상권 침체 현상을 체감하고 있었다. 지역 상권이 죽으면 유동인구가 줄고, 결과적으로 매약 중심의 약국들에 환자 발길이 줄어드는 악순환이다.
경북의 A약사는 "우리 지역도 공실이 많아졌다. 자동차 전시장이나 규모가 있는 매장들이 많이 사라졌다. 구미 쪽도 대기업 이전으로 상가들이 많이 침체됐었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더 심해졌다"면서 "일단 사람들이 나오질 않고, 다니면서 사먹어야 하는데 그러질 않으니 상가들이 버틸 수가 없다"고 말했다.
A약사는 "특히 매약 위주로 하는 곳들은 영향이 클 것이다. 5인 집합금지 이후에 매출이 줄었다는 약국들이 많다. 작년에 20~30% 하던 곳인데 절반까지 내려왔다는 약사들도 있다"고 했다.
일반 상가의 공실뿐만 아니라 같은 건물에 입점해있던 병원이 폐업하면서 약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일들도 현실이 되고 있다.
인천 B약사는 "7~8년 이상 오래된 소아과가 작년 문을 닫았다. 옆 동네에 새로운 병원이 있기도 하고, 원래도 매출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로 그마저도 운영이 안되니까 정리를 결정을 한 거 같다"라고 전했다.
정흥준 기자(jhj@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