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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약사(藥事), 그리고 약사(藥師) 역량
기사입력 : 21.05.03 06: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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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친추가
강민구 우석대 약학대학 교수




지난 컬럼에서 '디지털약국시대, 약사사회의 비전(Vision)은 무엇인가?' 라는 내용을 다뤄보았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약사 역량(Competency)은 무엇일까?

과거에는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는 척도를 이야기할 때 능력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으나 최근 들어 부쩍 역량(力量)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역량이란 1970년대 하버드대학 McClelland 교수가 시작한 개념으로 ‘전문지식보다는 직무의 핵심적 성공요소와 연관된 구체적 직무수행능력’을 강조한다. 국립국어원에서 정의한 능력(能力, Capability)과 역량(力量, Competency)을 살펴보면 능력이란 '일을 감당해 낼 수 있는 힘'이며, 역량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이라 돼있다.

다시 말하면 역량이란 훈련을 통해 습득되는 기술(Skills), 교육을 통해 습득되는 특정분야에 대한 정보를 지칭하는 지식(Knowledge)뿐만 아니라 맡은 직무를 대하는 자세와 같은 태도(Attitudes) 및 가치(Values)와 개인적인 자질, 사고방식에 해당하는 특성(Trait)과 동기(Motives)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태도, 가치, 특성 등의 영역은 기술이나 지식영역보다 상대적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결국 첨단기술과 접목된 4차산업혁명이라는 복잡하고 급변하는 사회에서 요구되는 업무는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최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health)이란 단지 질병이나 허약한 상태가 없는 것이 아니고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모두 평안한 상태라 정의했다(“Health is a state of complete physical, mental and social well-being, not merely the absence of disease or infirmity”). 이 정의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주위 환경과의 조화 및 변화를 이룰 수 있는 개인 또는 조직이 존재하는 정도까지를 건강의 개념으로 확대했다.

이후 WHO 와 세계약사연맹(FIP)은 약사(Pharmacist)를 보건의료팀의 한 일원으로 간주하고, 약료(Pharmaceutical care), 근거중심 약무(Evidence-based pharmacy), 환자요구충족활동(Meeting patients’ needs), 만성질환관리(Chronic patient care), 임상약국(Clinical pharmacy), 약료서비스품질보증(Quality assurance of pharmaceutical care), 자가치료(Self medication), 약물감시(Pharmacovigilance) 영역까지 약사직능을 확대했다.

이와 동시에 WHO와 FIP는 약사가 보건의료팀의 전문인력 구성원의 한 부분으로서 직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갖춰야할 7가지 역할(능력)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첫째, 보건의료 시스템의 한 구성원으로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돌봄자(Caregiver). 둘째, 보건의료 자원들을 적절하고 효율적이며 안전하고 비용효과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할 수 있는 의사결정자(decision-maker). 셋째, 환자와 의사를 이어주고 사회에 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의사소통자(Communicator). 넷째, 보건시스템내에 있는 사람, 재정 그리고 필요한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관리자(Manager). 다섯째, 학교에서 배운 약학지식만으로는 끊임없이 진화되는 약학관련 정보와 지식을 소화할 수 없으므로 최신의 지식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습득하여야 하는 평생학습자(Life-long-learner). 여섯째, 후배 학생 또는 약사들이 지속적으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할 의무가 있는 교수자(Teacher). 마지막으로 보건시스템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들을 통찰, 조정하고 공감하여 상황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갈수 있는 지도자(Leader) 역할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보건의료팀에 근거기반 의약품정보 및 체계적인 문서화를 수행하기 위해서 연구자(researcher)로서 역할도 부가적으로 강조했다.

이러한 역할들을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이는 사회적으로 그 가치를 매우 인정받는 역량이 충분한 약사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약사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최소한 고민해야 할 이슈를 몇가지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약사(藥師, Pharmacist)가 수행하는 약사(藥事, Practice of pharmacy)가 무엇인지 현재와 미래에 맞게 재정의하는 것이다. 현재 약사법에서는 “약사(藥事)”란 의약품ㆍ의약외품의 제조ㆍ조제ㆍ감정(鑑定)ㆍ보관ㆍ수입ㆍ판매[수여(授與)를 포함한다.이하 같다]와 그 밖의 약학 기술에 관련된 사항” 으로 돼있다.

둘째, 한국약사(藥師)의 존재 이유를 정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비전을 확립해야 하며 이 결과를 정확하게 사회구성원과 약사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해야 한다.

셋째, WHO에서 제시한 7가지 역할(기능)에 따른 역량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장기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이나 조직을 구성해 약사들에게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 넷째,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는 제도를 구축해 지속적으로 젊은 리더를 발굴하고 양성해 나가야 한다.

세계인구 2억명이 10억명(1804년) 되는 데 1803년이 걸렸고, 그 후 10억명이 70억명(2011년) 되는 데 207년 걸렸으며, 2050년엔 약 97억명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가장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가장 영리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늦기 전에 실행해야한다.
데일리팜(dailypharm@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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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ger
    心可逸, 形不可不勞
    보건의료팀의 일원이 되기위해서 근거중심 약무 외에 해야 할 여러가지 중요한 항목을 잘 정리해주셨네요.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까지 제시해주셔서 좋았습니다. 특히 약사법 개정에 관련해 공감합니다.
    글에서도 강조했듯이 레퍼런스있는 근거중심의 칼럼 잘봤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고해주세요 화이팅
    21.05.04 17: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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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 [칼럼] 약사(藥事), 그리고 약사(藥師) 역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