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삼성서울병원 정문 방향 문전약국 5곳 이상 추가
정문 대표 상가 한곳에 약국 8곳 입점…2곳 늘어
코로나 전 외래 처방 회복 안돼…약사들 “악화일로”
“코로나 타격이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새로 약국이 계속 들어서는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죠. 문전약국 특성상 고정비용은 높을 수 밖에 없는데. 결국 다들 힘들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에요.”
대형 병원 문전약국의 대표 격인 삼성서울병원 인근 약국가의 일대 격변이 예고된다.
코로나로 인한 조제 매출 타격이 회복되지 않은 문전약국가에 신규 약국이 속속 추가로 개설되면서 머지 않아 대대적인 개편이 있지 않겠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외래 처방 환자의 주출입구인 정문쪽 일찍선상에 대형 문전약국들이 줄줄이 포진돼 있다.
병원 출입구와 가장 가까운 쪽에 위치한 중심 상가에는 사실상 외래 처방전의 60~70%를 흡수하는 대형 문전약국들이 의약분업 초기부터 위치해 있었다.
3년 전만 해도 6곳의 약국이 위치하던 건물에는 현재 1층에만 2곳의 약국이 더 늘어 총 8곳의 약국이 줄지어 위치해 있다. 이중 한 약국은 최근에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물에 대형 문전약국만 8곳이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
또 병원 정문으로 나와 왼쪽 방향으로 300~400m 가량 떨어진 거리에 있는 일원역에는 기존에 지하철 약국 한곳과 역 맞은편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약국 한곳이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일원역 바로 옆으로 삼성생명 건물이 들어서면서 이 건물 1층에 약국 한곳이 추가로 개설됐으며, 현재는 자리를 이동해 운영 중에 있다.
더불어 맞은편 아파트 단지 내 상가 1층에도 지난해 말 약국 두곳이 추가로 입점되면서 이 상가에만 총 3곳의 약국이 줄지어 운영되고 있다. 일원역 인근으로 삼성서울병원 영향권 내 약국 3곳이 추가로 개설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셔틀버스가 일원역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과 역 인근에 이렇다할 병의원이 운영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들 약국 역시 삼성서울병원 영향권 안에 드는 문전약국으로 볼 수 있다.
반대 방향으로 병원 정문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육교가 있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400~500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주거 단지 인접 지역에도 약국이 1곳 이상 추가로 개설됐다.
병원 인근 약사들은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에만 병원 영향권 안에 드는 신규 약국이 5곳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후 병원 외래 처방건수 회복 안돼…재편 가능성 제기
기존 약국 약사들은 신규 약국이 속속 추가로 개설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 유행 이후 삼성서울병원 외래 처방 건수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 약국 증가는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곳 약사들은 대형 문전약국 특성상 높은 고정비용 지출 등을 감안할 때 이중 일부 약국은 자연적으로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약국에 비해 기본적으로 임대료가 높게 책정돼 있는데 더해 대형 문전약국 특성상 인건비를 쉽게 줄일 수 없는 구조 상 현재의 약국 수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약국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인근 약국 약사는 “코로나 전 매출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업무 특성상 인력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기존 약국들도 힘들게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 신규 약국이 추가로 입점되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 부분이기는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약사는 “장기 처방 조제가 많다 보니 약사를 줄일 수도 없다. 그렇게 되면 불법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현재 상황으로는 이 많은 약국이 모두 버틸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조만간 변화가 있지 않겠냐”고 했다.
김지은 기자(bob83@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