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K-보툴리눔제제 수난시대...정부-제약 법적공방 불가피
기사입력 : 21.11.11 06:00:40
0
플친추가

작년부터 총 3개사 12개 품목 퇴출 위기

처분 예고 제품 작년 생산액 1507억...전체 62%

식약처,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 제품 허가 취소 추진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메디톡스에 이어 휴젤과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보툴리눔독소제제도 위기를 맞았다.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제품을 유통했다는 이유에서다. 위법 여부를 놓고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고됐지만 모두 허가 취소가 확정되면 국내 생산실적 60% 이상의 제품이 퇴출되면서 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휴젤과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보툴리눔독소제제 6개 품목에 대해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과 회수·폐기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판매했다는 혐의에서다. 휴젤의 보툴렉스, 보툴렉스50단위, 보툴렉스150단위, 보툴렉스200단위 등 4종과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리엔톡스100단위와 리엔톡스200단위 등 총 6종이 처분 대상이다.

파마리서치바이오는 수출 전용 의약품을 판매용 허가없이 판매했다는 이유로 전 제조업무정지 6개월 처분이 예고됐다. 다만 파마리서치바이오는 보툴리눔독소제제만 취급하고 있어서 전 제조업무정지에 따른 실효는 없을 전망이다. 파마리서치바이오는 바이오기업 바이오씨앤디가 2018년 1월 파마리서치프로덕트에 인수된 이후 사명을 변경한 기업이다.



이로써 메디톡스에 이어 총 3개 업체의 보툴리놈독소제제가 허가 취소 위기에 몰렸다.

식약처는 지난해 6월25일부터 메디톡신, 메디톡신50단위, 메디톡신150단위 등 3개 품목의 허가를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메디톡신을 생산하면서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했음에도 마치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고 판단했다.

작년 10월 식약처는 추가로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판매한 메디톡신주 50・100・150・200단위, 코어톡스주에 대해 약사법 위반으로 품목 허가취소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첫 허가취소 처분에 메디톡스200단위와 코어톡스가 추가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이노톡스에 대해 잠점 제조·판매·사용 중지와 허가 취소 등 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메디톡스가 제기한 행정처분 집행정지가 인용되면서 아직 판매는 진행 중이다.

메디톡신 4종, 코어톡스, 이노톡스, 보툴렉스 4종, 리엔톡스 2종 등 총 12종의 보툴리눔독소제제가 퇴출 위기에 놓였다.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보툴리눔독소제제는 수출용을 포함해 총 31종으로 집계됐다.

이중 국내 업체는 메디톡스를 시작으로 휴젤, 대웅제약, 휴온스바이오파마, 파마리서치바이오, 종근당, 휴메딕스, 메디카코리아, 이니바이오, 프로톡스, 제테마, 한국비엠아이, 한국비엔씨 등 13개사에 달한다. 다국적제약사는 엘러간, 멀츠, 입센 등 3곳이다.

국내 허가받은 16개 제약사의 보툴리눔독소제제 31종 중 38.7%가 허가 취소가 예고된 셈이다.

행정처분이 예고된 보툴리눔독소제제는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툴리눔독소제제 생산·수입실적은 총 2445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입실적은 원달러 환율 1100원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지난해 생산·수입실적을 낸 보툴리눔독소제제는 보툴렉스, 메디톡신, 나보타, 이노톡스, 리즈톡스, 제오민, 제테마더톡신, 리엔톡신, 원더톡스, 보톡스, 코어톡스, 대웅부툴리눔톡신, 하이톡스, 디스포트, 비에녹스, 프로톡신, 이니보 등 총 17개 제품이다.



공교롭게도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메디톡스와 휴젤의 보툴리눔독소제제 모두 처분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전체 보툴리눔독소제제 생산·수입실적 중 메디톡스와 휴젤의 점유율이 각각 30%, 29%로 가장 높다.

행정처분 대상에 포함된 제품의 생산실적을 보면 휴젤의 보툴렉스가 지난해 721억원의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판매 보툴리눔독소제제 중 가장 생산실적이 많다. 용량별로는 보툴렉스가 475억원어치 생산됐고, 보툴렉스주200단위와 보툴렉스50단위가 각각 226억원 19억원의 생산실적을 합했다.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이 작년 생산실적 584억원으로 전체 2위를 기록했다. 허가 취소 여파로 2019년 1041억원에서 1년만에 43.9% 축소됐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크다. 메디톡스의 이노톡스와 코어톡스는 지난해 각각 126억원, 28억원을 기록했다.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리엔톡스는 작년에 48억원치 생산됐다. 행정처분이 예고된 3개 제품 12종의 보툴리눔독소제제의 지난해 생산실적은 총 1507억원으로 전체의 61.6%를 차지했다. 만약 이들 제품의 허가 취소가 확정된다면 국내 생산·수입 제품의 3분의2가 퇴출된다는 얘기다. 전체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제품들이 퇴출되면 적잖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현재 처분 대상 제약사들이 “위법행위가 없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어 식약처와 장기간 법정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휴젤은 “해당 제품은 수출을 목적으로 생산 및 판매됐기에 국가출하승인 대상 의약품이 아니며, 약사법에 명시된 법의 제정 목적 및 ‘약사(藥事)’의 범위에 ‘수출’은 포함되지 않으므로 약사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위법행위가 아니라고 반발했다.

휴젤 측은 “명백한 법리적 판단의 차이가 존재하는 규정에 대해 무리한 해석을 내린 식약처의 이번 처분은 법적 절차를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다”면서 “즉각적으로 식약처 조치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집행정지 신청을 진행해 영업과 회사 경영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조속히 대응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천승현 기자(1000@dailypharm.com)
글자크기 설정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0/300
 
메일보내기
기사제목 : K-보툴리눔제제 수난시대...정부-제약 법적공방 불가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