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들, 비대면진료 플랫폼과 연관성 우려
약국 부동산 업자, 문자메시지에 설왕설래
"우려했던 일....지역 약사회에 신고하자"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 개설 브로커가 ‘비대면 신규약국’ 운영 약사를 찾는 문자를 발송한 사실이 알려지자 약사들이 발칵 뒤집혔다.
일선 약사들은 비대면진료 플랫폼과의 연관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직영약국’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최근 모 브로커가 약사들에 발송한 문자에는 ‘비대면 신규약국 처방 100건 보장’이라는 문구와 함께 권리금과 보증금, 월세 등의 정보가 담겼다. 이외에도 서울 지하철 약국과 충청 지역 약국 입지에 대한 정보들이 포함됐다.
문자 내용이 약사 단톡방으로 확산되며 각종 추측과 우려가 쏟아져 나온 부분은 처방이 보장되는 ‘비대면 신규약국’이라는 표현이었다.
비대면 진료 업체의 처방을 전문적으로 받는 약국이라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약사들은 지역 약사회에 신고를 접수해야 한다며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동안 비대면진료 업체의 약 배달 서비스를 놓고 약사들은 ‘배달전문 조제공장형 약국’이 나타날 것이라며 우려한 바 있다. 브로커 문자를 접한 약사들은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다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반응이다.
서울 A약사는 “이 지역에 월세가 100만원이라고 한다면 1층 약국이 아니거나, 눈에 띄지 않는 상가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비대면진료 업체 처방만 일부 받아서 운영한다는 건 어려워보인다”고 했다.
A약사는 “문자가 진짜라면 설마했던 약국이 실제로 생기게 되는 거다. 둘, 셋 늘어날 수도 있 다”면서 “근데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것만 믿고 약국을 하려는 약사가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약국들이 사라지지 않자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되는 중이다.
지역 약사회 및 약국가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신규 오픈한 약국부터 지하철 약국까지 제휴를 맺고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에 약사들은 업체와 제휴를 맺은 약국의 명단을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했다. 일부 지역 약사회와 약사들은 해당 약국에 제휴 서비스 중단을 설득하고 있다.
서울의 한 분회장은 “관내에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약국으로 알려진 곳이 있다. 확인이 되면 대화로 설득할 생각이다. 일단 의심 약국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경기 B약사는 “제휴약국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일부가 몰래몰래 참여를 하고 있는 거 같다. 근시안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결국 걷잡을 수 없는 문제가 된다는 걸 한번쯤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흥준 기자(jhj@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