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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에 길 잃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당경쟁 촉발
기사입력 : 22.06.30 12: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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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친추가
[DP스페셜] 플랫폼 업체들, 사용자 감소로 수익 감소

사업방향 전환...탈모·사후피임 등 질환·성별 타깃 대대적 광고

플랫폼 업계"비대면 인지 효과는 높아져...장기적으로 승부"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던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사용자 감소에 맥을 못추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60만명을 넘어설 당시만 해도 7일 격리의무에 발 묶인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 앱에 의존해 진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확진자 감소와 대면 진료 허용 등으로 플랫폼 업체들이 길을 잃고 말았다.

2020년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된 비대면 전화·화상 진료 건수는 코로나19 관련 질환이 1801만 7616건으로, 비코로나19 질환 512만건 대비 3배 이상이었다.

물론 코로나19 이외 질환 가운데는 고혈압이 85만8000건, 급성기관지염 33만9000건, 비합병증 당뇨 25만9000건, 알레르기비염 8만8000건, 고지질혈증 8만1000건 등이었지만 코로나19 관련 질환이 상당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확진자 수 감소가 플랫폼에는 타격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정부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를 통해 비대면 진료 추진 계획 등을 논의하고는 있지만, 지난 4월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직접 플랫폼 업체를 방문해 관련 현안을 챙겼을 때와 비교해 보면 그 분위기가 잠잠해진 것 만큼은 사실이다.

◆레드오션 된 비대면 진료 플랫폼…출혈 경쟁 불가피= 비대면 진료를 전문으로 하거나 다른 서비스에 비대면 진료를 함께 곁들이고 있는 관련 업체는 현재 30여곳에 달한다.


코로나 초창기부터 일찌감치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부터,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급하게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까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약국가에 따르면 코로나 환자 증가로 인해 비대면 진료 이용자 역시 대폭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비대면 진료에 관심이 많은 A약사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이용자 수는 크게 늘지 않다 보니 대부분 사업 방향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특정 질환이나 성별을 포커싱 하거나 진료 시간을 보다 길게 늘리는 것도 구상의 일환"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진 일부 플랫폼들을 제외하고는 비대면 진료로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약국가와 관련 업체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이는 업체의 일 평균 처방전 발행 건수는 전국적으로 1000건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배달을 전문으로 하거나, 배달 앱에 제휴한 경험이 있는 약사들도 '월 500건 보장' 등은 불가능한 얘기라는 입장이다.

제휴 초기에는 처방전을 몰아주는가 싶지만 이내 또 다른 신규 제휴 약국에 처방전을 몰아주는 방식이다 보니 사실상 처방전 수령은 일절 약국이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배달전문약국을 표방하고 영업을 시작한 서울지역 약국들도 이용자 감소 등으로 일 처방 건수가 15건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용자 줄었지만 '비대면 진료 인지 효과 있었다'…장기 플랜 짜는 플랫폼= 플랫폼 업체들 역시 사용자 감소를 인정했다. 다만 B플랫폼 관계자는 "워낙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피크를 찍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사용자 감소는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이 계기를 통해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인지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유행 이전에는 SNS 광고나 옥외 광고 등을 했을 때 '비대면 진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가 대규모 테스트 베드를 거치면서 일반인들이 비대면 진료에 대해 인지하게 됐고, 이 가운데 일부는 편리성으로 코로나와 관계없이 본인의 질환으로 다시 진료 받는 경우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C플랫폼 관계자도 "당장 이용자는 줄었지만 비대면 진료를 경험해 본 분들 가운데는 반복적으로 앱을 이용하는 분들도 상당수다. 코로나 대유행 당시에는 앱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앱들이 대기를 해야 할 만큼 이용자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본인이 사용해 본 1~2개 앱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어떻게 해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서비스나 디자인 등에 보다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플랫폼 업계에 종사자들은 비대면 진료 상시 허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B플랫폼 관계자는 "무조건 간다고 본다. 다만 장기적으로 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고 인력 등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사 축하금을 비롯해 인터뷰만 봐도 상품권을 지급하는 나름의 인센티브를 통해 인재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

C플랫폼 관계자도 "비대면 진료 상시 허용을 바라고 대부분 업체들이 진입해 있을 것"이라며 "당장은 수익이 좀 나지 않더라도 멀리 내다 보고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다만 얼마나 자주 앱을 사용하게 하는지가 관건이다. 때문에 드러내 놓고 진료를 받기 꺼려지는 질환이나 정신 건강, 건강관리 측면에서 서비스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이용자 대부분이 20~40대로 젊은 층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진료 받을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예민한 다이어트, 피부, 성 관련 처방이나 정신 질환, 만보기나 맞춤형 건강관리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원하는 약 처방받기, 탈모약 한달치 1만2천원, 1알도 무료배송= 모객 수를 늘리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SNS 광고부터 버스정류장 광고, 굿즈 제작 등까지 사용자로 하여금 거부감 없이 이용해 보고 싶게 만드는 게 목표다 보니 서비스명부터 홍보 문구 등은 더 없이 짜릿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원하는 약 처방받기다. 소비자가 원하는 약을 골라서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서비스의 취지였지만, 의료계 반발로 인해 한 달 여 만에 서비스가 중단됐다.

서울시의사회는 비급여 전문약을 환자가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복지부의 시정명령에도 아랑곳 않고 강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공익 침해 소지가 있다며, 닥터나우를 의료법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결국 닥터나우는 "의료계 의견을 경청했으며 우려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며 "위법 여부와 상관 없이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를 6월 16일자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의료계와의 대립이 부담으로 작용,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특정 질환이나 성별을 공략하는 플랫폼 업체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썰즈'는 남성 전문 메디컬 헬스케어를 내세우며 탈모나 여드름 등을 중점으로 하고 있으며, '홀드'는 탈모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외 대부분 플랫폼들의 경우 증상 별로 환자를 구분짓고 있다. 가령 감기,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남성 성기능, 다이어트, 만성질환, 방광염·질염, 복통, 사후피임약, 여드름·피부염, 정신건강, 코로나 치료, 탈모, 통증 등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문제는 제공 서비스 내역이 비슷하다 보니 '탈모약, 비대면으로 받아요. 한 달치 약값 12,000원부터, 완전 무료 배송', '전국 모두가 다 집으로 탈모약 받는 그날까지, 이 가격으로', '국내 유일 탈모 전문 비대면 진료 서비스', '상비약 사러 약국 갈 필요 없어요. 기침, 콧물, 인후통 처방약 비대면 처방 받으면 집으로 무료배송', '약 1알도 전국 무료배송', '노란 냉 하얀 냉 갈색 냉, 질염냄새, 비대면 진료 됩니다'라는 식으로 약값이나 배송비, 증상이나 질환 등을 광고에 공공연히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약국가는 "비급여 약값의 경우 약국에 따라 다를 수 있음에도 상한가를 명시하는 부분과 복지부의 배송료 정상과금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부분, 질환명 등을 언급하는 부분들은 모두 문제가 있다"며 "정부의 한시적 비대면 진료 철회가 우선이다. 코로나 감염 등의 위험 때문에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 것이라면 해제 역시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 만약 당장 계획이 없다면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권고 보다 강력한 수준의 시정 명령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약사는 "정부가 플랫폼 업체와 의·약사 간 갈등을 방관해서는 안된다. 한시적 지침에 따라 제대로 제도가 이용되고 있는지, 이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인지 등을 먼저 점검하고 나서 비대면 진료 방향이 설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혜경 기자(khk@dailyphar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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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저렇게 되었을때 싹을 잘라야된다.
    자본 유입이 되서 강해졌을때는 어떻게 하지 못한다.
    지금 아예 싹을 다 잘라버려라
    22.07.01 12:11:52
    0 수정 삭제 3 0
  • 코로나가 "한산" 단계로 떨어졌는데 비대면진료 빨리 금지 하라.
    22.07.01 09:47:01
    0 수정 삭제 3 2
  • 저런 탈모약 진심 왜 처방전을 받아서 사야하나
    약국에서 그냥 살수있으면 안되나
    어차피 의사들도 무지성으로 처방하는데
    22.06.30 16:08:34
    0 수정 삭제 6 0
  • 배민도 어려운데 저따위게 ㅋㅋ
    22.06.30 15:09:15
    0 수정 삭제 3 2
  • 배송료에서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배송료를 지불하고 약 처방받아 먹을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또다른 수익은 전문약 광고인데 의사들이 저렇게 반발하니.
    약사법에도 위반되고...
    22.06.30 13:35:36
    0 수정 삭제 7 2
  • 배달플랫폼아니냐 이것도처음에는좋다난리였는데 아주심각해졌다 정부는 잘생각해라
    22.06.30 13:33:08
    0 수정 삭제 2 2
  • 의사보고 진료받고 약사한테 직접약받는게 속편하죠.
    22.06.30 12:51:26
    0 수정 삭제 10 2
  • 이제 그만해라
    22.06.30 12: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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