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경식 부산 명지내과의원 원장
장년층 위축성위염·장상피화생 많지만 위암 발전 비율 낮은 편
주기적인 내시경 통한 관리가 중요…1년에 한 차례 내시경 권고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위암 발병과 연관이 깊다고 알려진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은 최근 장년층에서 자주 발견되는 질환이기도 하다. 여전히 위암이 전체 암 발생률 3위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에 큰 우려를 갖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남경식 원장
위축성 위염은 위 표면 점막이 만성 염증으로 얇아진 상태를 말한다. 심한 경우 점막이 얇아져 점막 아래를 지나가는 혈관이 관찰되기도 한다. 나아가 장상피화생은 만성 위염으로 위 점막 조직이 장 점막처럼 변하는 것을 말한다. 위암의 발생 기전으로 제시되는 오래된 이론 중 하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만성 위염을 일으키고, 만성 위염이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 이형성증으로 이어지며 위암으로 발전한다는 도식이다.
하지만 남경식 부산 명지내과의원 원장은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을 진단 받더라도 위암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위 내시경 검진 간격을 평균보다 짧게 두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다면 큰 문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남 원장은 "보통 50대 이상의 과반은 위축성 위염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흔하게 발견되는 질환이다. 장상피화생도 많으면 장년층에서 30~40%까지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이론대로 라면 이렇게 많은 환자들이 있다면 위암 발생률도 훨씬 높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반대로 이들 질환을 겪지 않더라도 위암으로 진단 되는 이들도 있어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을 진짜 전암성 병변으로 보는 것이 맞느냐는 반론도 있다"고 설명했다.
흔히 위축성 위염이 있으면 위암 발생 위험이 6배, 장상피화생이 있으면 10배까지도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이들 환자에서 위암으로 발전되는 비율은 지극히 낮다는 것이 남 원장의 생각이다. 지나치게 암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남 원장은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라는 말을 들으면 환자들이 암에 걸리진 않을까 싶어 큰 불안감을 안고 지낸다"며 "주기적으로 내시경을 받으며 정기적으로 관리하면 크게 걱정할 부분이 아니라고 본다. 2년보다는 1년마다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헬리코박터균 보유자라면 사전에 제균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헬리코박터균이 만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을 유도한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미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으로 진전된 후에는 정상 상태로 되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사전에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있을 경우 의료진들이 비급여로도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권하는 이유다.
남 원장은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은 더 심한 진행을 막는 것이 목적이지 정상 상태로 되돌리지는 못하다. 하지만 헬리코박터균 양성이 나온다면 제균 치료로 두 질환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데이터가 있다"며 "두 질환 모두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데, 대부분 헬리코박터균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빨리 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명확한 원인이라 볼 수 있는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의 건강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현재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시 ▲MALT 림프종 ▲소화성 궤양 ▲조기 위암 수술(내시경 절제)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등을 보이는 경우에만 급여가 적용된다. 그 외 ▲철 결핍성 빈혈 ▲기능성 소화불량증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암 가족력 보유 등일 경우 비급여로 치료해야 한다.
남 원장은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고 숨은 환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모두 위암으로 이어지니 치료를 해야 될 것인가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며 "명확하게 확인된 부분은 헬리코박터균이 있을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렇게 치료를 했을 때 확실하게 베니핏이 있는 부분에선 급여를 확대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정새임 기자(same@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