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규제 변화 무관하게 매년 동반 신기록
휴텍스·알리코·동구바이오·대웅바이오 등 실적 호조
2021년 수익성 일시 악화...약가재평가 생동비용 증가 여파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해 영업대행업체(CSO)를 활용한 주요 제약사들의 수익성이 호전됐다. 제네릭 약가재평가에 따른 임상시험 비용 지출이 늘면서 2021년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예년의 높은 성장세를 회복했다. 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는 제약사에서 일정 비용을 지불받고 특정 제품의 영업을 맡는 업체다.
◆휴텍스·알리코, 2021년 영업익 감소 이후 2년 만에 반등....동구·대웅바이오도 선전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휴텍스제약의 영업이익은 402억원으로 전년보다 32.7% 늘었다. 휴텍스제약은 자체 영업조직 없이 CSO업체를 통해 제네릭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텍스제약은 최근 실적 흐름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다 2021년 주춤했지만 지난해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다.
휴텍스제약은 2009년 영업손실 3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0년까지 11년 연속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나타냈다. 2020년 영업이익 348억원은 2013년 41억원과 비교하면 8년 새 9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2021년 휴텍스제약의 영업이익은 303억원으로 전년대비 13.1% 감소했다. 매출액은 2367억원으로 전년보다 15.3% 증가하며 상승세를 지속했지만 영업이익은 12년 만에 전년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주요 CSO 활용 제약사 영업이익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 금융감독원)
CSO를 활용하는 알리코제약도 2021년 일시적인 부진에서 벗어나 실적 상승세를 되찾았다.
알리코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9억원으로 전년보다 105.8% 확대됐다. 알리코제약은 CSO를 통해 약국·병원 등 수요처를 만들고 도매업체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도출한다.
알리코제약은 2014년 영업이익이 12억원에 불과했지만 2019년까지 5년 연속 성장세를 나타내며 10배 이상 팽창한 12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 영업이익이 106억원으로 감소했고 2021년에는 48억원으로 2년 전보다 절반에도 못 미쳤다.
휴텍스제약과 알리코제약의 2021년 실적 부진은 정부 규제의 여파로 분석된다. 제네릭 약가 재평가 시행으로 약가인하 회피를 위해 기허가 제네릭의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수행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6월 최고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제네릭은 오는 2023년 2월28일까지 ‘생동성시험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자료를 제출하면 종전 약가를 유지해주는 내용의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계획'을 공고했다.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새 약가제도를 기등재 제네릭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조치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대비 53.55% 상한가를 받을 수 있다. 한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직접 개발하거나 생산하지 않고 전 공정을 다른 회사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허가 받은 제네릭은 종전 최고가의 72.25% 수준의 약가를 받는다.
등록원료 사용 요건은 원료의약품 교체를 통해 충족할 수 있다. 제약사들은 약가인하 수용 또는 생동성시험 수행을 통한 약가 유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이미 판매 중인 기허가 제네릭에 대해서도 생동성시험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제제연구를 통해 제네릭을 만들어 생동성시험을 진행하고 동등 결과를 얻어내면 변경 허가를 통해 약가인하도 피할 수 있다는 노림수다. 이때 위탁제조를 자사제조로 전환하면서 생동성시험 자료 대신 비교용출시험 자료로 대체해 허가변경을 진행하면 ‘생동성시험 실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생동성시험 승인 건수는 2020년부터 급증하다 지난해부터 주춤한 양상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178건, 2019년 259건에서 2020년 323건으로 늘었다. 2021년에는 505건으로 상승했고 지난해 296건으로 감소했다.
2021년 월 평균 42.1건의 생동성시험이 새롭게 착수했지만 올해는 2년 전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인 14.5건으로 줄었다.
알리코제약은 지난해 2월 실적발표 당시 영업이익 감소 요인에 대해 “자사 전환 품목 증가에 따라 연구개발비가 약 50억원 늘었다”고 설명했다. '자사 전환'은 제약사들이 위탁 방식으로 생산 중인 제품의 제조원을 자사로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회사에 위탁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을 직접 생산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 비용 급증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알리코제약은 2019년 승인받은 생동성시험 승인 계획이 1건에 불과했다. 2020년 7건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18건으로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생동성시험 계획 승인 건수가 5건으로 전년대비 큰 폭으로 축소됐다. 제네릭 약가재평가 공고 이후 자사전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생동성시험에 착수했고, 재평가 자료 제출 종료가 다가오면서 생동성시험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생동성시험 비용 지출이 감소하면서 수익성도 호전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휴텍스제약의 경우 2019년 생동성시험 계획을 5건 승인받았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6건, 11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6건으로 증가했다. 생동성시험 수행 비용은 크게 늘었지만 효율적인 비용 지출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휴텍스제약의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31.9%로 전년 32.8%에서 소폭 줄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해 출범 이후 최대 규모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의 작년 영업이익은 170억원으로 전년 81억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2017년 영업이익 133억원을 기록했지만 2018년 65억원으로 급감했다. 2019년 65억원을 기록한 이후 점차적으로 확대됐고 지난해 최대 규모를 실현했다. 2021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9% 증가했는데 1년 만에 수직상승했다.
생동성시험 비용의 감소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구바이오제약은 2019년 생동성시험에 13건 착수했고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4건, 11건의 생동성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지난해에는 6건으로 감소했다.
동구바이오제약도 CSO를 통해 영업활동을 전개 중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전국 거점지역에 지점을 설립해 영업조직을 운영해오던 것을 효율성 확보 차원에서 폐쇄하고 2010년 이후 CSO 계약판매조직 체제를 선택해 영업망을 확대함으로써 안정적인 매출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이 CSO와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해 품목별 수수료율에 따라 판매대행수수료 지급하는 방식이다.
대웅바이오는 약가규제와 무관하게 고성장을 이어갔다. 대웅바이오도 완제의약품 영업에 CSO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바이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987억원으로 전년보다 19.9% 증가하며 창립 이후 최대 규모를 실현했다.
대웅바이오는 지난 2014년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한 이후 8년 연속 신기록을 작성했다. 2014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1배 이상 치솟았다.
대웅바이오도 제네릭 약가재평가 공고 이후 생동성시험 수행 건수가 급증하다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웅바이오는 2019년과 2020년 승인받은 생동성시험 계획이 각각 6건, 4건에 불과했지만 2021년 11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재평가 자료 제출 종료가 임박하자 3건으로 줄었다.
주력 처방의약품의 호조로 기복없는 실적을 이어갔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은 지난해 외래 처방금액이 전년보다 4.9% 증가한 1156억원을 기록했다. 대웅바이오의 또 다른 뇌기능개선제 베아셉트는 지난해 192억원의 처방실적으로 전년보다 8.1% 상승했다.
◆CSO활용 제약사들, 규제 변화 무관하게 매출은 매년 신기록 행진
주요 CSO 활용 제약사들은 영업이익 기복에도 불구하고 외형은 매년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휴텍스제약의 작년 매출액은 2742억원으로 전년대비 15.8% 증가하면 역대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휴텍스제약은 지난 2013년 매출 규모가 전년보다 48.6% 상승한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전년대비 10%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2012년 매출 276억원에서 10년 만에 10배 가량 팽창했다. CSO업체를 활용해 제네릭 시장 환경에 따른 맞춤형 영업 전략을 펼치면서 처방 시장에서 초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CSO 활용 제약사 매출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알리코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1677억원으로 전년보다 19.7% 증가하며 설립 이후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알리코제약은 2015년 매출 329억원에서 이듬해 481억원으로 46.2% 증가한 이후 2019년까지 매년 20%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2017년은 매출 성장률이 48.3%에 달했다. 2020년 매출이 전년보다 7.8%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2021년과 지난해 다시 10% 이상의 성장률을 회복했다. 알리코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2015년과 비교하면 7년 새 5배 이상 확대됐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매출 규모는 매년 신기록을 작성 중이다.
지난해 동구바이오제약의 매출은 1950억원으로 전년보다 25.7% 늘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2016년 매출 874억원으로 신기록을 작성한 이후 7년 연속 최대 규모를 기록 중이다. 2015년 매출 804억원에서 7년 간 142.6% 확대됐다.
대웅바이오의 작년 매출은 4684억원으로 전년보다 20.3% 늘었다. 대웅바이오는 지난 2014년 매출 1318억원을 기록한 이후 8년 연속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2014년과 비교하면 지난 8년 동안 3.6배 확대됐다.
천승현 기자(1000@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