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대행 100여곳 현황 및 변화 분석…외주 70% 이상 업체 증가
명문제약, 경동제약, 삼성제약 등 직원수 급감…영업대행 여파
수년간 지급수수료 급증…매출 50% 넘는 회사도 등장
[데일리팜=이석준 기자] # 명문제약은 2019년 CSO(영업대행) 사업을 본격화했다. 당시 영업인력 260여명 중 80명(종병·도매 영업인력)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를 내보냈다. 그 결과 2019년말 540명이던 전체 임직원 수는 2022년 말 284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중소형제약사 자체 영업조직이 사라지는 추세다. CSO 외주화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영세한 업체일수록 CSO에 의존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100% 영업 외주 업체도 늘고 있다.
복지부는 2019년 조사대상 195개 제약사 중 45%가 CSO를 이용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를 중소형사로 한정하면 70%를 훌쩍 넘어선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두 가지 변화들
CSO 외주화로 나타난 변화는 크게 두 가지다. 자체 영업사원 비중 축소와 지급수수료 증가다. 수수료의 경우 일부 업체는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데일리팜은 중소형제약사 100여곳의 CSO 현황을 분석했다. CSO 단독 영업(외주 70% 이상)하는 곳과 CSO와 자체영업조직을 병행하는 곳으로 구분했다.
CSO 단독 영업을 펼치는 곳은 동성제약, 옵투스제약, 바이넥스, 보령바이오, 영일제약, 제뉴원사이언스, 제뉴파마, 크리스탈지노믹스, 한국프라임제약, 씨티씨바이오, 건일바이오, 경보제약, 글로벌제약, 대우제약, 라이트팜텍, 마더스제약, 맥널티제약, 메디카코리아, 삼성제약, 삼익제약, 서울제약, 아이큐어, 알리코제약, 에이치엘비제약, 에이프로젠, 오스코리아제약, 이든파마, 일화, 지엘파마, 테라젠이텍스, 한풍제약, 화이트제약, 휴비스트, 휴텍스제약(순서는 무관) 등이다.
CSO와 자체영업조직을 병행하는 곳은 국제약품, 경동제약, 대한뉴팜, 대원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동국제약, 명문제약, 안국약품, 휴온스, 구주제약, 대웅바이오, 비보존, 아주약품, 오스틴제약, 일성신약, 진양제약, 킴스제약, 한국유니온제약, 한국피엠지제약, 한올바이오파마, 셀트리온제약, 팜젠사이언스, 서울제약 등이다.
100% CSO 영업을 하는 A사 임원은 "중소형제약사는 대부분 CSO로 넘어오는 추세다. 자체 영업조직과 CSO를 병행하는 쪽도 CSO 비중을 늘리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다. 잘할 수 있는 품목만 남기고 CSO로 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CSO 외주화 확대로 일부 회사는 직원 수가 급감했다.
2017년 말과 2022년 말을 비교했을 때 명문제약(520→284명), 안국약품(311→162명), 삼성제약(200→71명), 테라젠이텍스(287→171명), 구주제약(236→159명) 등이 그렇다.
경동제약은 올해 CSO 영업으로 전환했다. 영업인력 250여명 중 180명을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회사 직원수는 지난해말 569명에서 올 1분기 말 397명으로 감소했다.
'직원 감소=영업조직 축소'로 분석된다. 퇴사 직원은 CSO 흡수 이전으로 전 직장 품목을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SO 사업을 영위하지만 직원 수가 늘은 곳도 많다. 5년 전후를 비교하면 대원제약(925→824명), 동국제약(816→1081명), 셀트리온제약(541→711명), 바이넥스(426→567명), 휴온스(681→824명), 마더스제약(137→258명), 에이치엘비제약(126→235명) 등은 100명 이상 늘었다.
다만 공통점은 영업조직 축소 현상이다.
직원 수가 늘어난 곳도 외형 확대에 따른 R&D, 마케팅 등 유관부서 인원 증가 때문이지 영업조직만 따지면 비중이 낮아진 곳이 대부분이다. 직원 수가 줄은 곳은 말 그대로 영업사원이 CSO로 대거 빠지면서 생긴 현상으로 분석된다.
올해 자체 영업조직에 CSO를 도입한 중소 B제약사 대표는 "중소형사 중 외형이 드라마틱하게 성장하는 곳을 제외하고는 자체 영업조직 운영은 인건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수료 부담도 있지만 CSO를 돌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공격적인) 판관비 집행에도 자유로운 측면이 있어 CSO를 선택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CSO를 100% 활용하는 중소 C제약사 임원도 "CSO를 활용하는 곳은 대부분 영업조직이 사라지는 추세다. 다만 CSO 매출 규모가 커지면 이를 감시하는 조직도 필요하다. 외주 영업의 허수 등을 잡아내는 부서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영업부로 잡느냐 아니냐에 따라 영업조직 축소 여부가 달라 보일 수 있다. 다만 CSO를 돌리는 업체들의 자체 영업조직 축소는 엄연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직원수는 기간제근로자 제외.
수수료의 반격
CSO 외주화 확대는 영업조직 축소 외에도 수수료 증가 현상을 불러왔다. CSO 활용 제약사가 많아지면서 수수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주요 CSO 업체의 지난해 지급(판촉) 수수료를 보면 대웅바이오 1431억원, 한국휴텍스제약 1303억원, 알리코제약 808억원, 동구바이오제약 736억원, 제뉴원사이언스 654억원, 이든파마 464억원, 삼성제약 311억원, 제뉴파마 267억원, 서울제약 109억원 등이다.
이들 업체는 10년 간 수수료 규모가 5~10배 정도 커졌다. 경동제약은 올 1분기에만 143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1분기는 7억원에 불과했다. 1년 새 20배 이상 증가했다.
매출 대비 수수료 비중은 삼성제약(60.04%), 이든파마(58.36%), 알리코제약(48.18%), 한국휴텍스제약(47.52%), 경동제약(38.13%), 동구바이오제약(37.74%), 대웅바이오(30.55%) 등 순이다.
매출의 60%를 수수료로 집행하는 삼성제약은 2021년 2월 공장을 팔고 외주 생산을 돌리면서 CSO 영업을 확대했다.
체질이 180% 바뀌었다. 2021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매출 원가 비중은 83.1%서 52.5%로, 판관비중은 49.9%서 74.5%가 됐다. 판관비 중 대부분은 CSO 수수료가 차지했다.
C사 관계자는 "제약업계 CSO 영업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장단점이 공존하지만 CSO를 선택한 기업은 단점보다 장점이 크다고 결론 내렸다. CSO 활용 업체는 당연히 영업조직이 축소되고 수수료 증가 등 체질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석준 기자(wiviwivi@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