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거대자본, 의약품 유통시장 큰 손되나

네덜란드 투자사, RMS코리아 인수…삼성, 유통업 투자

거대 외국자본에 이어 국내 대기업까지 의약품 유통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어 도매업계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말 네덜란드 소재 투자회사인 'Nethor Investment B.V.'가 RMS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도매업에 진출했으며 최근 삼성물산의 관계사인 '케어켐프'가 아주대병원 원내 납품권을 획득, 유통업 진출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Nethor Investment B.V.'는 초기 자본금 25억원인 RMS코리아에 증자형식으로 240억원을 투자했으며 향후 1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대구 소재 도매업체 '경동사'의 지분을 85% 인수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국 거점도매 형식의 인수합병을 모색중이다.

삼성물산이 최대주주(53%)로 있는 '케어캠프닷컴'은 기존 의약품 구매대행으로 주로하는 전자상거래업체에서 아주대병원 원내 납품권을 가져가면서 본격적인 도매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관련업계는 국내 토종도매의 취약한 지분구조에 비해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이들이 유통가를 잠식하는 것이 아니냐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도매상 임원은 "병원 원내납품을 시작한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도매업에 뛰어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아주대병원을 시작으로 병원 한 곳, 두 곳씩 거래를 늘려 바잉파워를 강화하고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을 하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도매업체 한 관계자는 "의약품 도매업도 결국 자본싸움인데 탄탄한 자금을 내세운다면 당해낼 제주가 없다"며 "국내 도매가 자생능력을 상실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우려와 함께 업계에서는 시장방어를 위해서는 토종 도매의 자구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도매업체 관계자는 "이처럼 외국 펀드나 대기업이 도매업에 진출하는 것은 가능성을 본 동시에 기존 도매의 틈을 본 것"이라며 "넋 놓고 걱정만 할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토종도매 스스로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노력하지 않을 경우, 경쟁력을 갖춘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모두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