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제 약대생들의 실무실습 교육을 진행 중인 병원 약제부 소속 약사들이 초과근무 등으로 인한 업무 피로도를 호소하고 있다.

13일 병원 약국가에 따르면 약대생 실무실습 교육을 진행한 일부 병원에서는 과중한 업무를 버티지 못하고 약사가 병원을 퇴사하거나 이직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제 대다수 병원에서는 실습 교육을 위한 추가 약사 인력 배치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그만큼 기존 약사들이 늘어난 업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일부 프리셉터들은 교육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야근이나 초과근무를 하는가 하면 다른 약사들도 프리셉터들의 업무를 분담해 맡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의 한 병원 약사는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약제부가 이미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학생들 교육까지 맡아야 하니 기존 약사들의 업무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호소했다.

해당 약사는 또 "학생들을 교육하는 프리셉터들은 기존 자신의 업무를 하기 위해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도 다반사"라며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업무가 늘면서 퇴사하는 약사까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약사들은 특히 약대생들의 병원 실습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내년을 기점으로 병원약사들의 피로감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는 전북대 약대를 포함해 약 8~9개 대학이 실무실습 교육을 진행했다. 나머지 대학들은 내년도에 집중적으로 실습 교육이 진행된다.

실습 교육은 한 병원당 적게는 10여명에서 20명까지 8주~10주간 교육을 받게 돼 있다. 대학 정원에 따라 병원들은 학생들을 2~3개 파트로 나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6년제로 전환되면서 약 15주 과정으로 이뤄진 심화실습까지 하면 한 병원은 사실상 1년을 꼬박 약대생 실습 교육을 진행하게 되는 셈이다.

서울의 한 병원 약사는 "6년제 약대 전환 이후 실무실습 교육을 맡은 병원 약국들은 기존 업무 이외에 교육이라는 새로운 업무가 부가된 것 같다"며 "초과된 역할과 업무에 대한 합당한 보상도 없이 일방적인 희생만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