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 약국은 우리나라 보건산업에서 약료·의료서비스를 최전선에서 펼치는 중요한 전문가 조직이다. 그러나 자유 시장경제에서 모든 업종이 그러하듯이 약사와 의사도 경쟁논리가 적용됨으로서 경쟁에서 뒤처지는 그룹은 시장에서 도태되어 퇴출이라는 생존논리가 적용되는 것이 현실이며, 점점 시간이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져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공감하는 대다수의 약사들은 약국의 경제적 안정 보장 위협을 체감하고, 약국경영의 체계화와 일정한 수익창출의 지속화 방법들을 갈구하고 있으며, 필자가 강조하는 약국경영 R&D에 관심을 보이고, 약료서비스 품질향상과 수익다각화, 유통혁신을 통한 약국경영 선진화와 약사직능의 효율적 실현 노력에 협심하고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지향적인 약국경영의 가장 시급한 핵심적 사안은 무엇일까?

그것은 먼저 약료서비스의 개선이며 약료서비스 품질 향상이라고 할 것이다.

의료조직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서비스혁신 운동을 전개하며 의료사고의 예방과 서비스 품질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고 비용 절감을 통해 병원의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서울대병원의 식스시그마 운동(1980년대 말 미국의 모토로라사에서 품질 혁신 운동으로 시작되어 품질혁신과 고객만족을 달성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실행하는 21세기형 기업경영 전략)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약국조직이 약료서비스 품질 향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약료서비스를 실행하는 중심축인 약국조직에서 지속적으로 양질의 약료서비스를 제공을 위한 서비스 품질 향상 노력과 함께 최선의 약료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기위해서는 약국장이 먼저 그 필요성을 인지하여야 하며, 인지한 것을 직원과 공유하고 직원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속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필자가 약국인적자원관리를 거론하고 강조할 때마다 약국과 약학대학에서 받는 기본 질문은 약국처럼 작은 조직에 무슨 인적자원관리가 필요한가라는 반문이었다.

우선 이러한 잘못된 편견부터 인지시켜드리고자 한다. 분명 약국조직은 소규모 조직으로서 다른 보건산업 조직이나 거대 기업조직과는 달리 여러 조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인적자원관리의 핵심은 소규모 조직에서 더욱 절실히 필요한 것이며, 소규모 조직일수록 그 성과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경영전문가로서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즉 약국조직처럼 소규모 전문 조직일수록 인적자원관리에 따른 업무 성과의 차이가 대규모 조직에 비해 확연하게 달라지고, 인적자원(human resources)의 성공적 개발(development)과 관리(management) 성공여부에 따라 산출물(output)의 차이가 커져 약국조직 목표 달성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약국인적자원관리의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약국장 1인과 약국직원 1-2인이 근무하는 이른바 최소 약국조직(우리나라 대부분의 약국 형태) 일수록 직원 한명 한명은 전체 구성원의 1/2 혹은1/3이기에, 직원 한명이 실수 하거나 직무를 게을리 할 경우 업무에 미치는 손실은 약국경영에서 최소 30%이상의 약료서비스 품질의 저하를 초래하고, 이러한 결과는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성과차이뿐 아니라, 고용주인 약국장을 포함하여 같이 근무하는 다른 근무약사나 직원들에게도 직무의욕과 직무환경에 악영향을 주어 직무성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주지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약국조직은 어떻게 인적자원관리를 하는 것이 효율적일까?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몇 가지 거론하면, 먼저 약국조직의 인적자원관리의 경우 약사인력과 비 약사인력으로 크게 두 부류로 구분 할 수 있기에 각 부류에 속한 인력이 반드시 해야 할 업무와 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구분하여 사전에 직무분석(job analysis)을 통한 업무분할 형식을 정해 놓는 것도 성공적인 인적자원관리의 방법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도 약국이라는 조직의 특성상 약국장 한명과 직원 한명으로 구성된 2인 약국이라 할지라도 직원이 수십 명인 다인 약국에 비해 정해진 업무와 양은 비슷하고 주로 하는 업무 형식도 비슷하기에 체계적인 직무분석(job analysis)을 통한 메뉴얼화된 업무처리 양식(manualized job treatment, 신규 직원들이 업무를 시작함에 있어 해당 업무가 약국조직에 왜 필요한지, 해당 업무를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등에 대한 표준형 업무 지침)이 필요하며, 각자의 약국조직의 특성에 맞는 인적자원관리를 통한 시스템 적인 정제된 업무 기준 틀(job format)이 약국경영에 매우 중요하다.

실무적 사례를 보면 약국조직은 다품종 소량을 취급하는 소매형식을 띠는 곳이 많으며 재고 및 주문 관리도 쉽지 않다. 약국조직의 재화적 특성을 보면 규모가 작든 크든 비슷한 동종 상품 가격이 다른 업종에 비해 고가인 경우가 많기에 차별화된 서비스 품질관리가 필요하며, 취급 제품에서 의약품(일반의약품, 전문의약품, 한약제제, 동물약품)과 비 의약품(의약 부외품, 건강기능식품, 기능성화장품, 구강용품, 두피용품, 염색약, 건강음료, 피부용품, 각종 구급용품, 한방제제, 애완동물용품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되어 취급·판매되어지기에 월그린(Walgreen)이 추구하는 협력(collaboration)과 권한부여(empowerment)의 유연한 인적자원관리 전략(flexible human resource management strategy)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약국차별화의 핵심역량은 그동안 강조해왔던 상품의 다양화와 특성화를 통한 재화의 차별화도 중요하지만, 선진 약국경영에서 더욱 집중할 부분은 전문적인 약국인적자원관리를 통한 서비스 품질 향상과 약료서비스의 차별화가 더 중요한 핵심역량이 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국조직의 리더인 약국장의 약료서비스 중요성 인지와 더불어 또 다른 약료서비스 제공자로서 근무약사와 비 약사인력들에 대한 효율적이고 주체적인 인적자원관리가 성공약국경영의 핵심 관건이라는 점을 먼저 주지하기 바란다.

다음시간에는 성공적인 약료인적자원관리 실무적용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