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선진국에서 문제가 됐던 강제 불임수술이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장애인을 대상으로 자행됐다는 사실이 국회에서 폭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처럼 이번 강제불임수술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시행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회적인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홍신의원은 19일 이같은 내용의 '장애인 불법 강제불임수술'에 대한 내용을 폭로했다.

김의원이 이날 공개한 '장애인 불법.강제 불임수술 실태와 대책에 관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60개 정신지체장애인 시설중 8개 시설에서 남자 48명, 여자 27명 등 총 75명의 정신지체장애인이 83년부터 98년까지 불임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의원은 이날 장애인 시설 명칭과 피수술자 명단까지 공개했다.

김의원은 "강제불임수술을 받은 장애인중 6개 시설의 남자 40명, 여자 26명 등 총 66명은 강제로 불임수술을 자행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이번 강제 불임수술에 보건소와 가족계획협회(현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도 개입한 것이 드러났다고 김의원측이 밝힌 부분이다.

김의원은 더욱이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미혼 상태에서 불임수술을 받은 장애인만도 70명(남자 44명, 여자 26명)에 달한다"며 "장애인 시설에서는 미혼자를 대상으로 집단적으로 강제불임수술을 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혼자 강제 불임수술을 은폐하기 위해 이들끼리 결혼을 시키기도 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강제불임수술'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명령에 의해서만 시술토록 한다'"는 모자보건법 9조를 삭제하면서 삭제이유로 '이 조항에 의해 시행된 강제불임수술은 한 건도 없음'을 제시했다고 김 의원은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