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수술 등 장기이식환자가 평생 복용해야 하는 면역억제제인 '산디문뉴오랄'을 수입판매하는 한국노바티스사가 또다시 수입약 보험등재신청을 거부, 향후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노바티스사는 복지부가 지난 14,15일 수입약에 대한 보험등재 재신청기회를 주었으나 "정부가 제시한 가격은 받아들 일수 없다"며 이 제품을 포함 33개 전품목에대해 보험등재신청을 하지 않았다.

면역억제제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사이클로스포린A제제인 산디문뉴오랄은 한국노바티스가 지난 84년 국내에 들여와 신장이식환자에게 주 면역억제제로 사용돼온 약물로 국내시장의 90%를 점유할정도의 독보적인 제품.

산디문뉴오랄의 등장으로 과거 '이뮤란'을 주면역억제제로 사용할 때와 비교하면 장기이식환자의 생존율에 괄목할 만한 기여를 했고 이미 전국의 대다수 병원에서 입증됐다.

그러다가 산디문뉴오랄의 국제특허기간이 만료됨에따라 종근당이 97년 자체기술력을 바탕으로 동일한 사이클로스포린A제제인 '사이폴-N'을 발매하면서 이 두제품이 국내 220억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현재 국내 장기이식환자들의 80~90%는 오랜동안 복용해온 산디문뉴오랄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격도 산디문뉴오랄은 사이폴 N보다 두배 차이나는 높은 가격에 공급돼왔다.

그러자 복지부는 의료보험재정의 감축을 위해 수입약에 대해서도 8월1일부터 의료보험을 적용키로 정하고 산디문뉴오랄의 보험등재신청을 위해 G7국가 가격을 적용,100mg은 5,200원, 25mg는 1,300원대로 등재가격을 제시했다.

이에 한국노바티스측은 "복지부가 제시한 가격은 실거래가의 50%에도 못미치는 가격으로 제반 유통비를 제외하고 나면 수입원가에도 못미친다"며 지난 7월 1일 수입약 등재신청에 이어 이번에 다시 거부한 것.

이 회사는 "정부가 각 나라마다 가격이 틀리고 분류체계가 다른데도 G7국가 가격을 일괄적용했다며 G7 국가에서 통용되는 실제 공장도가가격을 방영해 주어야 현실성있다"는 논리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보험등재를 거부하는데는 산디문뉴오랄이 국내시장의 90%이상을 차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 회사 전체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리딩품목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노바티스가 산디문뉴오랄의 보험약 등재를 거부하자 일각에서는 신약개발에 따르는 막대한 투자비용이 투입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에서 지난 15년간 고가에 독점판매해왔다는점을 들어 환자를 볼모로한 다국적기업의 이기주의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한 제약업체의 관계자는 "보험등재거부는 타인의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가 죽을 때까지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물을 놓고 독점체제를 계속 유지시켜 나가겠다는 발상"이라며 "보험약가의 인상폭을 인정해줄 경우 그 부담은 결국 환자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내에서 개발돼 현재 사용중인 약물이 있음에도 타제품의 대체처방이 불가하다거나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은 환자의 심리를 악용하는 자본논리"라고 비난했다.

이에 노바티스 관계자는 "이 약물은 미국에서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될정도로 유효성못지 않게 안전성이 중요한 약물이다" 며 "그런데도 오리지널제품과 후발 카피제품의 가격차가 10%이하로 책정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최초 신청한 9천원대의 가격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G7국가의 평균가만 적용해 달라는 것이 자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정부가 제시한 가격은 G7국가기준에 따른 것으로 문제가 없다"며 "특정의약품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일 경우 형평성에 어긋나 현재 상황에서는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멱역억제제의 경우 산디문뉴오랄이 독점시장을 가지고 있지만 국산약이나 다른 일부 수입의약품으로 대체투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험등재를 하지 않더라도 환자관리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미국 노바티스사는 지난 97년 한미약품이 사이클로스포린A 제제를 제조하는 첨단기술인 '마이크로에멀젼'제제 기술을 개발하자 6천만불이란 거액을 주고 사들인바 있다.

이품목은 7월말까지 보험등재를 거부할 경우 수입의약품의 보험적용실시가 되는 8월1일부터는 보험급여를 받을 수 없게돼 환자가 전액 부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