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유일하게 FDA로부터 2선 항암제로 승인받은 직장암·결장암치료제인 '캠푸토'(성분명:염산이리노테칸)가 국내시장 진출 1개월만에 전국 20개 종합병원에서 처방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암치료에 있어 여러 가지 항암제가 개발 사용되고 있으나 결·직장암 분야에서는 특별히 효능이 입증된 치료제가 드물었고 지난 40여년간 '5-FU'를 표준요법으로 사용했으나 반응율은 7~10%, 항암보조제인 류코보린(LV:Leucovorin)을 병용한 경우에도 20% 내외로 저조한 상황이었다.

환자 7,000여명에 연 70억대 시장으로 추산되는 국내 대장암치료제시장은 사노피-신데라보가 지난 98년 8월 '5-FU'에 실패한 결·직장암 환자의 2선치료제로 '엘록사틴'(성분명:oxaliplatin)을 발매,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에 독보적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다가 제일제당(대표 손경식)이 지난 2월 중순 출시한 '캠푸토주'가 1개월만에 국내 유명 종합병원에서 진행성인 전이성 결·직장암치료제로 처방되는 등 시장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제일제당에 따르면 캠푸토는 출시 1개월만에 서울중앙병원, 원자력병원, 가톨릭성모병원을 비롯 전국 대형병원 20여곳에 랜딩돼 처방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일제당은 상반기중 40개 이상의 종합병원에서 처방이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캠푸토는 90년대 중반 일본에서 개발돼 유럽 및 북남미에서 5-FU 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결·직장암 환자에 제 2선 치료제(2nd line therapy)로 단독투여되는 등 현재 세계 77개국가에서 3,500억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약물로 출시전부터 국내 전문가 그룹 및 임상의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99년 8월 유럽에서 '5-FU'·'LV'와 병용하는 요법을 1st line 치료제로 허가함으로써 그 적응증이 확대된 캠푸토는 유럽 및 북·남미에서는 전이성 결장·직장암환자에 대한 2nd-line 치료의 표준요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약물은 북미에서 실시한 임상시험결과 5-FU/LV에 캠푸토를 추가한 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서 생존기간의 중앙치가 14.4개월 대 12.6개월로 나타났다.

반응율은 캠푸토를 병용한 군에서 40%, 대조군이 22%였고, progression free survival은 각각 6.9개월과 4.3개월이었다.

유럽에서의 임상시험에서도 캠푸토 병용군과 대조군의 생존기간이 16.8개월 대 14개월, 반응율은 41%와 23%로 나타나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FDA 자문위원회는 이 결과를 토대로 지난 17일 만장일치로 이 병용요법을 결·직장암의 1st line 치료제로 권고, 오는 5월경 캠푸토와 '5-FU' 'LV'간 병용요법을 1st-line 치료법으로 승인될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반면 FDA 자문위원회는 사노피-신데라보의 엘록사틴에 대해서는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을 뚜렷이 입증하지 못했고, 신경독성과 감각이상등의 부작용 발현이 심하다는 이유로 승인 권고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종합병원에서의 처방이 확산되고 있는 캠푸토는 우수한 약효뿐만 아니라 약가(100mg/vial=256,176원)가 기존약물의 절반치에 가까워 보다 많은 환자가 항암요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외래처방이 가능하다는 것이 임상의들의 평가다.

그동안 널리 사용돼온 엘록사틴은 국내에서 1st line치료법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으나 고비용(50mg/vial=500,526원)으로 인해 1st line에서는 보험적용을 받지 못하는데다 5-FU/LV과 병용하여 사용해야 하므로 입원치료가 불가피해 환자들의 부담과 불편이 그만큼 컸었다.

특히 캠푸토는 지난 98년 FDA에서 2nd line 치료제로 승인(full approval)한 단독요법에서 반응율이 27~30%에 달했고 이번 FDA 자문위원회가 1st line 치료제로 승인권고한 캠푸토/5-FU/LV 요법은 반응율이 40%를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더구나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이 기존의 항암제와는 전혀 다른 제 1형 DNA 토포이소머라제(topoisomerase 1) 억제작용에 기인하므로 교차내성이 거의 없고, 다제내성을 나타내는 세포주에서도 매우 높은 항암효과를 나타냈다.

제일제당 마케팅팀 강수연 약사는 "캠푸토는 결·직장암 2선치료제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FDA승인을 받은 제품"이라며 "대장암환자에 대한 새로운 미래, 기존의 표준요법에 대한 최선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