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지방에 속하는 오블리프스카야는 지금이 한창 무더운 여름임에도 불구, 창이란 창은 모두 꼭꼭 닫혀있다. 식료품시장들도 영업을 포기한 채 철시했다. 도시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오로지 앰뷸런스 뿐이다.

마샤라는 이름의 한 여성은 "모두들 혹시나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어 외출을 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의 어린 딸도 괴질에 걸린 수많은 환자들 중 한사람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 시험결과 65명의 크림반도-콩고 출혈열 환자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WHO는 3명의 어린이들을 비롯, 최소한 6명이 이 괴질로 인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이 괴질은 귀와 코에서 출혈이 일어나면서 시작되어 결국에는 혈관과 신경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에서는 이번 괴질과 비슷한 전염병이 30년 전에도 남부지역 일부에서 창궐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블리프스카야 병원에 재직하는 알렉산더 가르노시크 박사는 "왜 이 괴질이 최근들어 재발하고 있는 것인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격리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ruled out) 벼룩이나 진드기 등 흡혈충들이 이 괴질을 확산시키도록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현재까지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비타민 C를 복용토록 하는 것 뿐 달리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비타민 C를 복용하는 것이 괴질 발병을 막는 방법이라는 루머가 퍼져나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부 주민들은 보드카가 이 괴질을 예방할 것으로 믿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축노동자로 일하는 피요트르 스미르노프는 "보드카를 입에 대지 않던 사람들마저 지금은 괴질을 몰아내기 위해 보드카를 연일 들이키고 있다"며 "각 가정들마다 보드카를 한병이라도 더 비축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건강한 의료전문가들마저 괴질에 걸리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수술용 마스크나 장갑 등 기본장비들까지 공급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3명의 의사들이 이 괴질에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는 당국도 모스크바 남쪽으로 600마일 떨어져 있는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에 소재한 오블리프스카야에 확산되고 있는 공포감(panic)을 저지하기 위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포에 질려 괴질이 자신들이 사는 곳에 전파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오블리프스카야로 향하는 다리를 파괴하기까지 했다는 소식이다.

이번 괴질 때문에 결혼을 연기한 한 여인은 "신랑이이 될 사람이 바로 이웃 지역에 살고 있지만, 괴질을 전파할까 두려워 다리를 건너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염병과 관련하여 최근 공개된 새로운 보고서는 최악의 상황은 지났음을 시사하여 희망을 안겨주기 시작했다. 한동안 오블리프스카야를 그냥 지나쳐야 했던 기차들도 이곳에서 정차하도록 조치됐다.
(CNN 7. 27字 "Russian town panicked over mysterious ill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