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이나 파라세타몰, 이부프로펜 등의 진통제들을 수시로(regularly) 고용량 복용할 경우 신장암 발병위험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 약물을 저용량 복용하면 발암위험률이 미미한 것은 물론 오히려 심장마비나 결장암, 알쯔하이머 등의 발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암 저널'(British Journal of Cancer)에 발표된 이 연구논문에 따르면 주요 OTC 진통제들을 정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신장암 발병사례의 대부분이 속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腎세포암종(renal cell carcinoma)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1,000여명의 신세포암종 환자들에게 암을 진단받기 이전의 진통제 복용습성에 대해 질문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매주평균 20g의 진통제를 복용한 환자들은 발병확률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정제를 2개씩 복용한 경우에도 위험률은 크게 증가했다.

제품유형별로는 페나세틴과 아세트아미노펜(파라세타몰)이 가장 위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등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치료제(NSAIDs) 순으로 뒤를 이었다.

NSAIDs의 경우 크론병 등과 같은 대장관련질환 환자들이나 알쯔하이머를 예방하기 위한 용도로도 복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매일 325㎎ 용량의 강력한 아스피린 정제 1알을 복용한 환자들의 경우 그들이 얼마나 오랜기간 동안 이 약물을 복용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암 발병률이 증가했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매일 정기적으로 강력한 아스피린을 지난 10년 동안이나 복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신세포암종 발병률이 증가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밝히고 "따라서 질병예방 등 건강상의 목적을 위해 이 정도 용량의 약물복용을 권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전체적인 신세포암종 발병위험률은 다른 주요 약물들과 비교할 때 매우 적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 임페리얼 암연구기금에 의해 수행된 이번 임상시험을 주도한 피터 셀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암과 진통제의 관련성에 대해 계속되어 왔던 논란에 추가될 것이나, 최종적인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용량의 진통제를 오랜기간 동안 복용할 경우 발암률을 다소 증가시킨다는 이론에 더욱 무게를 실어준 측면은 있지만, 이번 연구결과에 담긴 메시지는 복합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심장질환이나 결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저용량의 아스피린이나 NSAIDs를 투여한 사람들에게서 어떤 해로운 영향이 나타났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단지 10만명당 6명에게서 암이 발병된 것으로 나타나 치명적인 심장질환이나 결장암, 알쯔하이머가 각각 10만명당 204명, 44명, 95명이 발병된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신세포암종의 경우 오늘날 영국에서 진단되고 있는 전체 암환자의 2%를 점유하는데 불과하나, 치료가 어려워 치유성공률은 전체환자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한편 지난주 공개된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르면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여성들은 뇌졸중 발병위험률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고용량을 투여할 경우에는 오히려 발암위험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었다.

매주 15알 이상의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뇌내 혈관의 파열로 인해 출혈성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는 반면 저용량을 투여하면 응고된 혈액이 주요 혈관을 막아 일어나는 허혈성 뇌졸중 발병위험률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BBC뉴스 9. 10字 "Regular painkiller use linked to cancer")